與 “野, 선거를 선전도구화”… 野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에 일격” [10·16 재보선]

부산 금정서 막판 지지층 결집 총력

野 김영배 ‘혈세 낭비’ 발언 변수로
韓 “고인·유족·금정구민 모욕한 것”
與, 국회윤리위에 金의원 제소 ‘맹공’

이재명 ‘SOS’에 금정 달려간 조국
“또 기회 달라는 與 양심없어” 비판
李 “신상필벌 엄히해야 주권 작동”

10·16 재보궐 선거 본투표를 목전에 둔 14일 여야는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금정’을 손에 넣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금정 보선 혈세 낭비’ 발언을 파고들며 여론전에 나섰고, 야당은 ‘정권심판론’의 기치를 들고 지지자 결집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김 의원의 발언이 금정 보선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부산 민심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與, 야권발 ‘막말 파문’ 맹공

 

국민의힘은 이날 고(故) 김재윤 전 금정구청장의 재임 중 별세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혈세 낭비’라고 표현한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맹공을 펼쳤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그리고 조국혁신당은 이 선거를 정치 선전이나 선동의 도구로만 여기는 것 같다”며 “돌아가신 금정구청장을 모욕하고, 금정구민을 모욕하고, 금정에 계시는 유족들을 모욕하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고인에 대한 패륜적 모독일 뿐만 아니라 적반하장의 거짓 선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김 의원의 발언을 금정 보선의 마지막 변수로 보고 공세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리스크’, ‘명태균 게이트’ 등 여권발 악재로 흔들리는 표심을 야권발 ‘막말 파문’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날 김 전 금정구청장 유족은 김 의원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금정구의원들이 14일 부산시의회에서 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제공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구청장은 구정 활동을 열심히 하시다가 뇌출혈로 돌아가신 분이라 지역에서도 동정 여론이 있다”며 “김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이 얼마나 부산에 관심이 없고, 정쟁에만 관심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투표장에 안 가려던 분들이 ‘민주당은 진짜 정신 못 차렸다’며 투표하겠다는 여론이 보인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막말 파문은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였던 차명진 전 국회의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성난 민심에 놀란 미래통합당은 결국 차 전 의원을 제명하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4·10 총선에서도 ‘막말 리스크’는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5·18 북한 개입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대구 중남 도태우 후보에 대해 공천을 취소했고, 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으로 막말 파문을 일으킨 서울 강북을 정봉주 후보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김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키로 했다.

 

한 대표는 여세를 몰아 본투표를 하루 앞둔 15일부터 투표 당일인 16일까지 부산을 찾아 총력전에 나선다. 지난 12일 금정을 방문한 지 3일 만이다. 재보선을 위해선 다섯 번째 방문일 정도로 금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금정은 ‘여당의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여권에선 당초 안정적 승리를 기대한 만큼, 금정 수성에 실패할 경우 한 대표의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지는 선거였는데 더 크게 졌다고 대표가 물러났다”며 “금정은 ‘부산의 대구’라는 점에서 질 수 없는 선거인데, 지게 되면 한 대표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4일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인근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野, ‘정권심판론’으로 역공

 

야당은 여당의 김 의원 관련 공세에 대응을 자제하며 ‘정권심판론’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금정구 침례병원 앞 유세에서 민주당 김경지 후보에 대해 “민주당과 혁신당이 단일화를 이룬 공동후보”라며 “지금은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그리고 국민의힘이라는 집권당에 대해 가장 호된 일격을 가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6일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거쳐 김 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조 대표는 “나 조국을 싫어하더라도, 민주당을 싫어하더라도, 혁신당을 미워하더라도 도대체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밀어주고 박수쳐 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이들의 무능함, 무책임, 무도함을 경험하니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 김건희가 ‘남자 최순실’ 명태균과 함께 국민의힘 공천을 쥐락펴락한다”며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금정구는 지난 8번의 선거 중 7번을 국민의힘에 기회를 줬는데 그사이 침례병원이 문을 닫았고, 부산대 상권도 쇠락하고 있고, 노년층 인구가 가장 많고 생기와 활력이 사라진 곳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러고도 다시 구청장 자리를 달라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양심 좀 있어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재보궐선거는 총선 참패에도 정신 차리길 거부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2차 정권 심판’ 선거”라며 정권심판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인이 대리인에게 신상필벌을 엄히 해야 주권이 제대로 작동한다”며 “부산에서 야권단일후보의 승리는 무엇보다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