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전쟁 장기화로 병력 부족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일부 청년들이 군 징병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인기 록밴드 오케인 엘지의 공연이 진행된 키이우 시내 실내경기장 앞에선 콘서트를 보러 온 남성들이 모병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을 동원해 레스토랑과 클럽, 바, 콘서트장 등 가릴 것 없이 급습해 일부 남성들을 강제로 군에 편입시켰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군 징병관들이 몇몇 청년들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끌고 갔다. 끌려가던 청년들은 “제발 나를 놔달라”고 애원했고,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치고 팔을 뿌리쳤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청년들을 끝까지 붙들고 데려갔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시민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3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병력 부족 상태다. 전쟁 발발 초기에는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입대해 조국을 지키는데 앞장섰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입대자가 감소했다. 병역비리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입대를 거부하는 이유는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사상자의 수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으나 대략 6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죽음의 공포’로 우크라이나 청년들은 징병을 피하기 위해 외출조차 피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식당, 마트, 주말에 축구 경기가 열리는 공원도 가지 않고 있다.
BBC는 이와 관련해 “청년들이 군 징병관의 눈을 피하고자 택시로 이동하고, 대부분 배달 음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25~60세 사이의 모든 남성은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으며 18~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다. 특히 지난 4월 징집대상 연령을 현행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며 이에 맞춰 처벌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죄수까지 징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