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여성 의무복무’ 확대…한국서도 국민 절반 이상 “여성도 군대 가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등 전쟁이 ‘뉴노멀’이 되는 가운데, 군 병력이 줄어드는 국가에서 여성에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앞선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여성도 군대를 가야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국은 실질적 위협을 가하는 북한 등 주변국에 더해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해 군 병력이 꾸준히 감소할 거로 전망되는 등 여성의 군 복무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실제 인구절벽으로 군 징집 대상인 젊은 남성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0년 33만3000명이던 20세 남성 인구는 2년 뒤에는 25만7000명으로 30% 가까이 급감했다. 국방부는 현재 22만명 수준인 20세 남성 인구가 2040년엔 13만5000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군 확대 및 모병제 전환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10여 년 뒤 예고된 '2차 병역자원 절벽'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각종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는 지난 3월 징병 대상을 남성에서 여성까지로 확대했다. 덴마크에선 18세 이상 남성들만 의무 입영 대상이었는데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험이 고조되며 여성으로까지 징병 대상을 확대했다.

 

유럽에선 앞선 201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2017년 스웨덴이 여성 징병제를 실시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튀니지, 말리, 모로코, 북한 등 전 세계에서 10여개국이 여성 징병제를 운용 중이다.

 

특히 남녀 평등을 강조하는 해외에서는 군내 여성이 늘면서 그동안 배제되던 보직에 배치되는 등 남녀 간 차이도 사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기로 여군을 처음으로 최전선에 투입했다.

 

한국도 이런 흐름과 유사한 여론이 이미 형성됐다. 고령화 저출산 여파로 군 병력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 절반 이상이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 것이다.

 

특히 이같은 의견은 국민의힘 지지자에서 매우 높게 나타나 설문 대상의 69%가 “여성도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간 여성의 군복무를 둘러싼 우려와 회의적 시각이 컸지만 본격화된 인구감소 시대에 군 전력에까지 영향이 미치면서 여성 징병제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안으로 여성도 병역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KBS가 설 연휴를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에 대해 물었더니 찬성이 54%, 반대 3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2%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은 남성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남성들의 66%는 찬성한다고 답한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27%였다. 여성도 징병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무려 43% 찬성 의견을 보였다. 다만 부정적 여론도 거세 40%는 반대했다.

 

(이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선정은 지역, 성, 연령별 기준 비례할당 추출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9.9%였다.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