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 맞은 세계 최초 GPU…엔비디아, AI 미래 이끈다

게임 경험 향상, e스포츠·스트리밍 부흥으로
병렬 컴퓨팅 AI에도 적용…챗GPT 탄생 배경
기술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GPU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세계 최초 그래픽저장장치(GPU) 엔비디아 지포스 256(NVIDIA GeForce 256)가 출시 25주년을 맞았다.

 

엔비디아는 15일 “25년 전 출시된 지포스 256은 오늘날 생성형 AI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단순한 그래픽 카드가 아니라 세계 최초의 GPU로 출시돼 게임과 컴퓨팅의 미래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포스 256은 하드웨어 변환과 조명을 통해 중앙처리장치(CPU)의 부하를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PC 하드웨어 매체인 탐스 하드웨어는 “지포스 256은 CPU의 부담을 덜어주고, 3D 파이프라인이 멈추는 것을 방지하며 게임 개발자가 훨씬 더 많은 폴리곤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자동으로 디테일이 크게 향상된다”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게임 산업 혁신 이끈 GPU

 

지포스 256은 출시 당시 하드코어 PC 게이머의 주목을 받았다.

 

게이머들에게 지포스 256에서 ‘퀘이크 3 아레나’를 실행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아난드테크의 게이머들은 “플레이 직후 즐겨하던 게임이 이전에는 본 적도 없던 타이틀인 것처럼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포스 256은 출시 첫해에 100만장 이상 판매된 최초의 사실적 그래픽 반영 게임 중 하나인 ‘언리얼 토너먼트’와 같은 타이틀과 조화를 이뤘다.

 

이후 게임 개발자와 엔비디아의 협업이 25년간 계속되면서 더욱 사실적인 텍스처, 다이내믹한 조명, 더 부드러운 프레임 레이트 등의 발전을 끌어냈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 “단순히 게이머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혁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256(NVIDIA GeForce 256)

엔비디아 GPU는 새로운 실리콘과 소프트웨어를 게임 환경을 재편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더 높은 프레임 레이트와 시각적 충실도를 구현해 더욱 부드럽고 반응성이 뛰어난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이런 성능 도약은 게이머들이 선명하고 빠르게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게 되면서 트위치, 유튜브 게이밍,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에서 수용됐다.

 

또 게임 플레이어를 엔터테이너로 만들었고 e스포츠의 글로벌 성장을 촉진했다. 디 인터내셔널 도타2 챔피언십,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포트나이트 월드컵과 같은 주요 행사는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e스포츠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게임에서 AI로

 

연구자들은 게임 그래픽의 병렬 컴퓨팅이 AI에서도 연산 잠재력을 발휘할 것을 직감했다.

 

수십억개의 뉴런과 수조개의 연결에 의존하는 소프트웨어 모델인 딥 러닝에는 엄청난 연산 능력이 필요한데, 순차적인 작업을 위해 설계된 기존의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다. 대규모 병렬 아키텍처를 갖춘 GPU가 이 작업에 어울렸다.

 

AI 연구자들은 2011년 엔비디아 GPU 딥러닝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챘다. 구글, 스탠포드 대학교, 뉴욕 대학교 등에서 AI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전에는 슈퍼컴퓨터에서나 가능했던 성능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었다.

 

2012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알렉스 크리제브스키가 엔비디아 GPU를 사용해 이미지넷의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백만 개의 이미지로 훈련된 뉴럴 네트워크인 알렉스넷은 비전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들을 제치고 앞서나갔다.

 

이는 기술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컴퓨터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적응하는 공상 과학 소설처럼 보였던 일이 이제 GPU의 강력한 성능에 힘입어 현실이 된 것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 AFP연합뉴스

AI는 2015년 초인적인 수준의 인식 능력에 도달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이미지 인식과 음성 이해와 같은 작업에서 인간의 성능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모두 GPU에서 실행되는 딥 뉴럴 네트워크에 의해 구동됐다.

 

엔비디아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2016년 8개의 최첨단 GPU가 탑재된 시스템인 최초의 ‘엔비디아 DGX-1 AI 슈퍼컴퓨터’를 오픈AI에 기증했다. 오픈AI는 이를 활용해 2022년 11월에 출시된 챗GPT를 훈련시켰다.

 

엔비디아는 2018년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과 AI 워크로드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RT 코어와 텐서 코어를 탑재한 지포스 RTX를 출시했다. 지포스 RTX는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 그래픽의 채택을 가속화해 게임 비주얼에 영화와 같은 사실감을 더했다.

 

2챗GPT는 출시 몇 달 만에 1명 이상의 사용자가 몰렸다. 엔비디아는 “자사 GPU가 어떻게 생성형 AI의 혁신적인 힘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래를 만들어가는 GPU

 

최근 GPU는 게임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레딧 밈, 트위치 스트림, 코믹콘 티셔츠에도 등장하고 커스텀 PC 커뮤니티와 디지털 팬 아트에도 등장하는 등 기술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256에서 시작된 이 혁신이 오늘날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AI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개인 컴퓨팅 분야에서 계속해서 전개되고 있다”며 “차세대 AI를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구축하는 수조 달러 규모의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GPU는 단순한 게임 경험 향상을 넘어 AI 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제 AI를 사용해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고 더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엔비디아 DLSS와 게임 내 캐릭터에 더욱 생생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엔비디아 ACE와 같은 혁신으로 AI는 다시 한 번 게임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