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한은 “수도권 집값, 완만하게 상승할 것”

9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4%p 상승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16.4p 상승
10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사진=주택산업연구원 제공.

한국은행의 4년 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 등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한은이 “수도권 집값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면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며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69.4%로 전월 대비 4.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79.2%에서 82.5%로 3.3%포인트 올랐다. 비수도권인 5대 광역시는 66.2%에서 66.6%로 0.4%포인트, 기타 지역은 59.4%에서 66.5%로 7.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수도권 중 서울은 87.7%로 전월 대비 5.5%포인트 올랐다. 인천·경기권은 79.9%로 2.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실행 등으로 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수도권의 경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주산연은 해석했다.

 

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3.1로 전월보다 5.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수도권은 109.2로 전월보다 16.4포인트 상승한 반면 광역시는 81.7로 4.2포인트 하락했고, 도 지역도 14.0포인트 내린 74.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입주 상황이 전달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100 이하이면 그 반대 상황이다.

 

특히 서울(102.8→111.4), 인천(84.6→107.4), 경기(91.1→108.8) 등은 모두 대폭 상승하며 기준선 100을 넘어선 것은 물론 올해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이에 따른 매수심리 개선을 기대하는 주택사업자들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은 전체적으로 지수가 부진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이창용 총재는 지난 14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에도 “당분간 수도권 주택 가격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상승세 둔화세에 대해 “정부가 하고 있는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추세를 잘 관리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옥죄기 등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 전환을 쉽게 단언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이 총재는 여전히 높은 가격 상승 기대와 전세 가격 오름세 지속을 꼽았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은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매매가 상승세 둔화에 따른 매수 관망 심리가 전세가를 밀어올릴 우려도 나온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는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거래 희망가격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집값과 가계대출 급등세는 내수 부진에도 한은이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한 주요 근거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