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면제 대리 처방’ 前야구 국가대표 오재원 또 추가기소

필로폰 등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받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후배 야구선수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하게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오씨가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건 세 번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이날 오씨를 2021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총 86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인 수면제 2365정을 수수한 혐의(마약류관리법상 향정)로 불구속 기소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9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씨의 강요에 의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준 전∙현직 야구선수도 약식기소됐다. 검찰은 범행 경위, 교부량, 자수 여부, 개전의 정 등을 종합 고려해 오씨에게 수면제를 교부한 14명 중 황모씨와 김모씨를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비교적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은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9명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

 

황씨와 김씨는 전∙현직 야구선수로, 오씨의 후배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구단 내 ‘주장’ 또는 ‘야구계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오씨는 일부 후배들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김씨 등 14명은 자신의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아 오씨에게 건넸다.  

 

오씨는 2022년 11월∼2023년 11월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고,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는 지인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오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고 2심 재판 중이다.

 

지난 5월엔 필로폰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0일 재판에서 오씨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이 재판 선고일은 2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