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선 하니 “인간으로 존중 땐 따돌림 없을 것”

환노위 참고인으로 출석

하이브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진술
"회사 높은 분 인사 한 번 안 받아
타 가수 매니저는 ‘무시해’ 발언도
여기 안 왔으면 조용히 묻혔을 것”
막바지엔 감정 북받쳐 울먹거려

“오늘 이 자리는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에 대한 문제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일을 겪으면서 많이 생각한 것인데,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팜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베트남계 호주 국적인 하니는 이날 통역도 없이 한국어로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전달했다. 막바지에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였다.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김주영 어도어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를 응시하고 있다. 뉴시스

환노위는 이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 하니와 어도어 김주영 대표를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불렀다. 하니의 국회 출석은 국내외 K팝 팬들의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안전사고가 우려돼 취재 인원 제한조치가 내려질 정도였다. 앞서 하니가 지난달 11일 유튜브 생방송에서 모기업인 하이브(HYBE)의 또 다른 자회사 소속 연예인과 매니저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관할 고용노동청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현재 고용 당국은 해당 사안이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회에 출석한 하니는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분이 저와 눈을 마주치고 따라오는 (다른 그룹)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자신이 폭로했던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 높은 분을 많이 마주쳤는데,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아줬다”며 “개인적인 생각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 저희를 싫어한다는 것에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여기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힐 거라는 걸 안다. 이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선배님들, 동기들, 연습생들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당시 상황을 녹화한 CC(폐쇄회로)TV의 내용 일부가 사라진 것에 대해선 “CCTV 담당자와 미팅을 했는데, 중요한 자리에서 (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녹음을 하고 들어갔다”며 “거짓말하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걸그룹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해당 문제에 대해 소속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충분히 하실 것도 더 있다. 저희(뉴진스)를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조치할 의지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최선을 더 해주면 좋겠다고 하면, 이 문제도 넘어갈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어도어 대표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CCTV를 확인 요청했고 해당 레이블 아티스트와 매니저분들에게 사실 확인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니의 말과 주장을 믿고 있고, 어떻게든 입증할 자료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하니를 비롯해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인권까지 잘 보호해서 아티스트가 가진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더 살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니와 관련 뉴진스 멤버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