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맞을 수 있나요?”… ‘위고비’ 상륙하자마자 품귀 [뉴스 투데이]

‘기적의 비만약’ 출시 첫날
“병원에 문의 전화는 많은데, 언제 확보한다고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격은 미확정이다.”(서울의 한 다이어트 병원)

“물량이 한정되고, 찾는 사람이 많아 10월 초 1차 예약을 받았고, 2차 접수를 받아 11월 이후에 순차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지방의 한 내과)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15일 국내 출시와 동시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다이어트 비결을 묻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라는 대답을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도 출시 전부터 관심이 높았던 제품이다.

15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모형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위고비 유통사 쥴릭파마코리아는 이날 위고비 주문 접수를 시작했다. 정확한 물량과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병원마다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위고비 ‘광풍’은 편의성과 효과가 기존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매일 1회 투여해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만 맞으면 되고, 감량 효과 역시 삭센다의 7.5%(56주)보다 높은 14.9%(69주)를 보였다.

위고비는 여기에 더해 또 체중감량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잇달아 나오면서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렸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와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 질환이 동반된 BMI가 27∼30kg/㎡인 과체중 환자에 처방 가능하다. 허가 용량은 0.25㎎, 0.5㎎, 1.0㎎, 1.7㎎, 2.4㎎ 등 5개로, 주 1회 0.25㎎을 시작으로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량하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건강보험 적용은 되지 않은 ‘비급여’제품인 만큼 가격은 상당히 높을 전망이다. 국내 공급가는 37만2025원(4주분)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비용은 1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위고비가 체중감량에 따라 당뇨병,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 완화 효과까지 있어 환자들에 아주 유용한 것은 맞다”면서도 “위고비 사용만으로 비만이 해결가능한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감량 효과가 뛰어나지만 약을 중단할 경우 ‘요요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운동과 식단 등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두통, 오심·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