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이모’ 이용료 할증 일방통보 논란

시범사업 한 달, 끊이지 않는 잡음

주말·야간·초과 이용에 할증 적용
업체, 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공지

당초 업체 2곳 휴일 이용료 달라
뒤늦게야 가격 통일해 혼란 커져

이용가정 “느닷없이 알려와 당혹”
업체 측 “선결제자 11월부터 적용”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한 달 넘게 시행된 가운데 서비스업체가 돌연 이용요금을 변경해 주말·야간·초과 근무 ‘할증’을 적용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가사관리사 업계에 따르면 휴브리스(서비스명 돌봄플러스)는 11일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요금 할증표’를 배포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참여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8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할증표에 따르면 기존 요금(시간당 1만3700원)의 50%가 할증되는 조건은 △하루 8시간 또는 주 40시간 초과 △주말(토, 일) 및 공휴일 근무 △야간근무(오후 10시∼오전 6시)이며 휴일에 8시간 초과 근무 시에는 100%가 할증된다.

 

만약 휴일 야간근무이면서 일일 8시간을 넘겼을 때는 해당 시간에 합산 150% 할증이 적용된다. 예컨대 토요일 야간 이용 시에는 시간당 2만7400원, 토요일 야간에 더해 관리사가 주 40시간 초과 근무할 시에는 3만4250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업체 측은 할증 요금을 이번 주부터 적용 중이다.

 

휴브리스는 주말 이용자가 새롭게 생기고 관련 문의가 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 업체인 홈스토리생활(서비스명 대리주부)은 처음부터 할증 요금제를 적용해 왔다.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휴브리스로 평일 8시간씩 5일간 서비스를 이용하던 A씨는 지난주부터 평일 5일이 아닌 평일 4일과 토요일로 요일을 변경했다.

 

A씨는 그전까지 할증 요금에 대한 공지가 별도로 없다가 11일이 돼서야 요금 할증표를 받고 놀랐다고 밝혔다. 이용 시간은 40시간으로 변동이 없는데 토요일에 이용한다는 이유로 시급이 1만3700원에서 2만550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A씨가 서울시와 업체 두 곳에 모두 민원을 제기하자 업체 측은 “이미 결제를 한 이용자라는 점을 고려해, 이번 달은 기존대로 할증 없이 요금을 부과하고 다음 달부터 바뀐 요금을 적용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휴일, 야간, 40시간 초과 근무에 따른 이중 할증은 정부 공공 돌봄 서비스인 ‘아이돌봄서비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아이돌봄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가 찾아가 자녀를 돌봐주는 제도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는 토요일도 평일 요금을 적용한다. 그 외에 휴일이면서 야간근무 시 이용자는 기본요금(시간당 1만1630원)의 50%만 증액된 이용료를 부담한다. 다만 주말이면서 야간에 근무한 아이돌보미는 이중 할증된 시급을 받는다. 정부가 수당 부족분은 정부 재원으로 충당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시행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에서 정부 공공서비스와 달리 대폭 할증된 이용료를 책정하는 것이 맞느냐고 꼬집는다.

 

아이돌봄서비스도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B씨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만족도가 높아 아이돌봄서비스를 중단하고 토요일에도 가사관리사를 추가 이용할 계획이었는데 이중 할증을 적용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C씨도 “아이돌봄서비스는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이용한 건데 이중 할증 때문에 다시 아이돌보미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