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3주 정도 남겨놓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를 나란히 찾아 막판 맞대결을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북부 경합지역 이리카운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근교 오크스를 찾아 서로를 비판하며 부동층 표심에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리카운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의 재집권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당일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을 경우 주방위군이나 군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는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자기 의지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집권 2기’가 미국에 리스크가 될 것이며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교외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유권자들과 대화)에서 그는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러시아보다,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취임 첫날 시추할 것이다.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근교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 상대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그리고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사실 그녀(해리스)는 더 위험해 보이지만, 그(바이든)가 그녀보다 더 똑똑하다”고 맹비난했다.
펜실베이니아는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있어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히는 데다 후보 간 격차가 1∼2%포인트밖에 나지 않아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후보들은 대선 직전까지 펜실베이니아를 더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짝 따라붙자 해리스 부통령은 승기를 되찾기 위한 여러 전략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날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제목이 붙은 공약을 내놨다. 전통적인 집토끼였던 흑인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가 지난 대선에 비해 높지 않은 주된 요인으로 흑인 남성들의 이탈이 꼽혔기 때문이다. 공약은 낙후지역 기업가들에게 2만달러(약 2700만원)까지 탕감받을 수 있는 대출 100만건 제공, 기호용 마리화나(대마) 합법화 등 흑인 남성들을 겨냥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주요 언론 중 가장 친트럼프 성향으로 꼽히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적진 공략’까지 나선다. 폭스뉴스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인터뷰가 16일 녹화 방송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