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센세이션’… 노벨상 5일 만에 100만부 판매

전자책 포함해 105만부 집계
베스트셀러 상위권 휩쓸기도
제주, 유럽서 연 4·3 특별전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선봬

번역 스미스 “韓서 사랑스런 반응
삶을 포기하고 싶은 이들에 권해”

올해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의 책 전체 판매량이 100만부를 돌파했다. 수상 직전 대비 도서 판매량이 수천 배 수직상승하는 등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강 작가 열풍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15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대형서점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후 4시 종이책 판매를 기준으로 97만2000부가량 판매됐다. 예스24는 40만9000부, 교보문고는 33만3000부, 알라딘은 23만부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중앙홀에서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이 전시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이날부터 2개월간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특별전’을 개최한다. 남제현 선임기자

전자책까지 포함하면 100만부를 이미 넘었다. 3사의 전자책 판매량은 7만부를 돌파했다. 전자책까지 포함하면 한강의 책은 약 105만부가 판매된 셈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5일 만이다.



예스24 등 3사의 시장점유율은 약 90%(온라인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계는 이날 늦은 밤이나 내일 오전쯤 종이책 역시 100만부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순위도 휩쓸고 있다. 한강 작가의 책들은 예스24에선 1~8위, 교보문고에선 1~11위까지가 차지했다.

한강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숨은 공신’으로 꼽히는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반응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했다.

스미스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 국내 신문에 실린 시민 반응 등에 대한 영문 기사를 공유하고 “한국으로부터 사랑스러운(lovely) 반응들”이라고 언급했다. 스미스는 지난 10일 한강의 수상 이후 한강의 발언만 SNS에 올렸는데, 이번에는 한국인들의 반응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짤막하게 공유한 것이다.

데버라 스미스. 뉴시스

스미스는 이외에도 한국 30대 여성 독자가 “삶을 포기하고 등지고 싶은 사람들은 한강의 책을 읽기를 바란다”고 한 말을 겹따옴표를 달아 인용했다. 일본 작가인 가와노 사키코가 쓴 ‘일본어로 읽는 한강’이라는 제목의 영문 글도 공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16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문학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유관 기관과 문학·비평 관련 민간 협회·단체가 참여한다.

제주도는 이에 앞서 전날 유럽 지역에 처음으로 제주 4·3의 역사를 알리는 ‘제주 4·3 국제특별전 개막식 및 심포지엄’을 독일 베를린에서 열기도 했다. 특히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4·3 소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의 개막 공연에서는 독일에서 활동 중인 제주 출신 부종배 성악가와 제주 출신 작곡가 겸 모던피아니스트 문효진의 피아노 공연이 마련돼 행사에 활기를 더했다.

특별전에서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하면서 현지인들이 제주 방문단에게 한강의 노벨상 수상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애숙 정무부지사는 “이 소설에는 문혜형 선생님의 경험과 유사하게, 제주 4·3으로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 육지부 형무소로 찾아다니는 장면이 나온다”고 작품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