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이라크와의 4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과제는 촘촘한 수비진을 뚫는 것이었다. ‘중동의 강호’ 이라크는 앞선 최종 예선 3경기에서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2월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최근 A매치 7경기서 단 1골만 실점을 내줄 정도였다.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내고,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도 올랐던 헤수스 카사스(스페인) 감독이 2022년 지휘봉을 잡은 뒤 ‘실리 축구’를 추구한 결과다.
이라크의 철벽을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오현규(23·헹크)와 이재성(32·마인츠)의 활약을 앞세워 깨부쉈다.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세훈(25·마치다)의 전반 선제골과 후반 터진 두 선수의 득점을 앞세워 이라크를 3-2로 꺾고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최종 예선 무패를 달리며 승점 10(3승1무)을 쌓은 한국은 조 1위 자리를 굳혔다. 조 2위인 이라크(2승1무1패, 승점 7)와 격차를 벌렸다. 지난달 팔레스타인과의 홈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불안하게 출항한 홍명보호는 오만전과의 원정 2차전에서 3-1로 첫 승리, 지난 10일 요르단전 완승(2-0)에 이어 이라크까지 꺾으며 3연승을 달렸다. 조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툴 요르단과 이라크를 연달아 격파한 홍명보호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라크에 일격을 허용했다. 후반 5분 이라크의 189㎝ 장신 스트라이커 아이만 후세인(알코르)은 날아오는 크로스를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1-1을 만들었다. 이 경기 전까지 77경기 28골을 기록 중인 골잡이 후세인은 경계 대상 1호였으나, 수비진이 놓친 게 뼈아팠다.
홍명보호는 다시 앞서가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후반 13분 선제골을 합작한 배준호와 오세훈을 빼고 ‘차세대 스트라이커’ 오현규와 문선민(32·전북)을 투입했다. 홍 감독의 교체 카드는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 29분 문선민이 과감한 돌파로 왼쪽 측면을 허물었고, 문전 혼전 상황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홍명보호는 골을 추가했다. 첫 두 골을 젊은 후배들이 터뜨린 데 보답하듯 후반 38분 이재성은 이명재가 왼쪽에서 전달한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3-1로 격차를 벌렸다. ‘살림꾼’ 이재성은 이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오현규와 이재성은 요르단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수비진의 집중력이 경기 막판에 또 무너졌다. 후반 추가 시간 이라크는 코너킥 상황서 추격골을 넣었다. 직전 요르단전서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1996년생 듀오’ 김민재와 조유민은 이라크에게 2골이나 내준 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