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오빠라 못해… 홍길동전이냐” 野 김민석…“모두가 조롱하는 상황”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라디오서 “‘벌거숭이 임금님’의 마지막 장면 같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같은 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로 표시된 발신인의 ‘오빠’ 언급이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설명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홍길동전도 아니고”라며 “오빠를 오빠라 하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앞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씨는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여사로 발신인이 표시된 인물과의 카톡 대화를 공개하고, 자기가 사기꾼이라는 여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터다. 이 대화에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윤 대통령을 말하는 거냐는 정치권 반응을 낳았다.

 

김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수일과 심순애도 아니고 남편을 오빠라 하자니 오빠가 바보가 되고, 혈육이 오빠라 하자니 오빠가 국정농단이 된다”며 “국민께서 다 판단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명씨가 SNS에서 공개한 카톡 화면에는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으로 표시된 인물의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에 “내일 준석이(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추정)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는 명씨의 답변이 담겼다.

 

김 여사로 저장된 상대방은 “네,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지가 뭘안다고” 등 메시지를 명씨에게 보냈다.

 

명씨는 대화의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만약 김 여사가 보낸 문자가 맞다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겨냥한 야권 공격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지속 소통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여당 정치인들의 ‘거짓 내지 과장’ 비판에 격분한 듯 메시지를 공개한 명씨는 최근 여러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공방의 대상이 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한 “재원아! 너의 세 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는 글도 SNS에 썼다.

 

추가 글에서도 명씨는 “내가 사기꾼이면 너희들은 뭐냐”며, “사기꾼을 사기친 니놈들은 뭐냐”고 국민의힘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은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눴다고 주장한 메신저 대화에 포함된 ‘오빠’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공지에서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반박 입장을 명씨의 카톡 대화 공개 약 1시간 후 내놨다.

 

라디오에서 김 최고위원은 “‘벌거숭이 임금님’의 마지막 장면 정도 아닌가”라며 “모두가 조롱하는 상황이 된 것 아닌가”라고 윤 대통령과 명씨 등을 둘러싼 작금의 상황을 정리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지은 ‘벌거숭이 임금님’은 사기꾼들에게 속아 나체로 임금이 거리를 돌아다닌다는 기본 줄거리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