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자산·교육 수준 높은 ‘새로운 노년층’ 등장… 독거노인 증가엔 대비해야

“‘나는 노인’ 연령 70.5세→71.6세, 스마트폰 보유 20%p 급증”

노인들의 소득과 자산, 교육 수준이 3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는 등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1인가구, 즉 독거노인이 3년 새 폭증해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노인실태조사’(3년 주기) 결과 “소득·자산 및 교육 수준이 높은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한 공원에서 어르신이 걸어가고 있다. 뉴스1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운 노인층”

 

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9월4일∼11월12일 노인 1만78명(남성 43.9%, 여성 56.1%)을 대상으로 가족·사회관계, 경제상태, 건강 및 생활상황 등에 대한 191개 문항(세부문항 포함하면 661개)을 방문·면접조사한 결과, 연간 가구 소득은 2020년 3027만원에서 2023년 3469만원으로 442만원 증가하고, 금융 자산 규모는 2020년 3213만원에서 지난해 4912만원으로 1699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3억1817만원으로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고, 부동산 보유율도 2020년 96.6%에서 2023년 97.0%로 0.4%p 상승했다. 가구 소득, 금융 및 부동산 자산 규모는 매해 증가추세다.

 

특히 가구 소득 구성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53.8%, 공적이전소득 25.9%, 사적이전소득 8.0%, 재산소득 6.7% 순이며, 특히 사적이전소득은 2008년(30.4%)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졸 비율은 2020년 28.4% 대비 2.8%p가 늘어난 31.2%,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는 2020년 5.9% 대비 1.1%p가 늘어난 7.0%로 교육수준의 향상됐다.

 

일하는 노인 비중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17년 30.9%에서 2020년 36.9%, 지난해에는 2023년39.0%로 4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종사하는 직종은 단순 노무 33.0%, 농림어업 숙련노동 20.3%, 서비스 종사자 14.4%, 판매 종사자 12.5% 등 순이었다.

◆“‘장남 상속’ 줄고, 경로당 대신 친목단체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은 평균 71.6세로, 2020년 70.5세 대비 1.1세 상승했다. 전체 노인의 7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재산 상속 방식에 대해선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51.4%),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24.2%), ‘부양을 많이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8.8%)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중이 기존 조사에선 17.4%였는데 이번엔 24.2%로 크게 증가했고,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비중은 2008년 21.3%에서 2023년 6.5%로 크게 감소하는 등 변화된 인식이 반영됐다.

 

선호하는 장사 방식은 ‘화장 후 납골당’(38.0%), ‘화장 후 자연장’(23.1%),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19.6%) 등 순이었다. ‘화장 후 납골당’을 택한 비중은 2020년 대비 4.7%p 늘었고, ‘매장’을 택한 비중은 6.1%로 2020년 11.6% 대비 5.5%p 감소했다.

 

응답자 중 경로당을 이용하는 비중은 2020년 28.1% 대비 1.6%p 감소한 26.5%이고, 친목 단체에 참여하는 비중은 2020년 44.1% 대비 10.1%p 증가한 54.2%로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마트폰 보유율 크게 늘고, 병원 이용 소폭 줄고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현상’과 관련해선 노인의 67.2%가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다만 스마트폰 보유률은 2020년(56.4%) 대비 20.2%p 증가한 76.6%를 나타냈고, 컴퓨터 보유율은 12.9%에서 20.6%로 상승했다. 스마트워치 보유율은 2023년 2.1%였다.

 

디지털 접근성에 관한 제도 개선사항으로는 ‘노인 맞춤형 스마트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29.5%), ‘정보화 교육 다양화’(27.4%), ‘스마트기기 이용료 지원’(21.9%) 순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우울증상, 낙상사고, 외래진료 등 건강 상태 관련 다양한 지표가 소폭 개선됐고, 장기요양보험 이용 비율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울증상을 가진 노인은 2020년 13.5% 대비 2.2%p 감소한 11.3%, 최근 1년간 낙상사고를 경험한 노인은 2020년 7.2% 대비 1.6%p 감소한 5.6%였다. 최근 한달간 병·의원 외래진료를 이용한 비율은 2020년 70.6% 대비 2023년 68.8%로 1.8%p 줄었다.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은 35.9%,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은 13.9%였다.

 

신체적 기능상 제한이 있다고 응답한 18.6%의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상태를 조사한 결과, 돌봄을 받고 있는 비율은 47.2%였다.

 

돌봄제공자에 대한 질문에 ‘장기요양보험서비스’라고 응답한 비율이 2020년 19.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30.7%로 나타났고, 가족(81.4%), 친척·이웃 등(20.0%), 개인 간병인 등(11.0%)으로 나타났다.

 

받고 있는 돌봄서비스가 충분하다는 응답은 49.4%, 보통 32.2%, 부족하다는 응답은 18.3%였다. 돌봄서비스의 개선 필요 사항으로는 기능회복훈련·재활서비스 37.0%, 서비스 내용 다양화 25.7%, 시간 확대 24.0% 순으로 응답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할 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등의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한 노인은 전체의 6.6%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증가했다.

한 공원에서 어르신이 걸어가고 있다. 뉴스1

◆독거노인 13%p 급증...대책 마련 시급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자녀동거 가구는 감소했는데, 특히 독거노인은 다른 가구형태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 열악한 상황을 보여줬다.

 

가구형태는 부부가구(55.2%), 1인 가구(32.8%), 자녀동거 가구(10.3%) 순으로, 1인 가구(독거노인) 비율이 2020년 조사 대비 13.0%p 급증했다.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도 2.0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독거노인은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4.2%로 노인부부 가구(48.6%)에 비해 낮게 나타났고, ‘우울증상’, ‘영양관리’, ‘생활상의 어려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른 가구형태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었다.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2020년 67.8%에서 2023년 64.9%로 감소했고, 전체 노인의 9.2%(연락두절 3.2%+생존자녀 부재 6.0%)는 연락가능한 자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임을기 노인정책국장은 “이번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경제상태, 인식 및 가치관, 건강 상태, 가족·사회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되는 노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변화된 정책여건에 맞춰 어르신의 활기차고 존엄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