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일본어판 번역자인 김훈아(사진)씨가 “어느 작가나 뼈를 깎는 듯한 노력으로 작품을 쓰지만, 한강은 정말로 말 그대로라는 느낌이 든다”는 내용을 기고문을 1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실었다.
김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의 작품들을 언급하며 “건져 올린 희생자의 목소리는 그 시적인 문장에서 한층 더 고통을 깊게 느끼게 한다”고 적었다. 또 “‘소년이 온다’로 한강은 보수 정권이 비공개로 작성한 문화인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랐고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사람들이 현 정권에서 또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번 (노벨상) 수상에 한국 시민의 기쁨이 한층 더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김씨는 자신이 번역에 참여한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를 두고는 “지금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회복의 언어로 가득 차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일본어로 읽을 수 있는 한강의 작품이 8편으로, 한강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에 일본 매스컴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기쁨의 반응이 넘쳐나는 이유의 밑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