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북한군 3000명을 포함한 특수 부대를 조직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매체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전투 병력까지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양국의 군사 밀착 강화에 따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키이우포스트와 리가넷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대는 북한군 3000명을 포함하며, 이들은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북한군이 곧 우크라이나가 8월 기습을 감행한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배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랴트는 러시아의 몽골계 소수민족으로, 한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는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부랴트인 신분증’을 발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군을 자국군으로 위장해 전장에 투입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서방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1만명의 군인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 18명이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 사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집단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은 이달 초부터 제기돼왔다. 지난 4일 도네츠크에서 북한 장교 6명이 사망했다는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를 시작으로, 영국 일간 가디언도 10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전선에 군 기술자 수십 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공급하는 사실을 자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며 “북한이 실제로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 등에 이어 병력까지 지원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양국의 군사 밀착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우리 정부 모두 우려를 표명했다. 숀 새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군의 전쟁 개입이 사실이라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관계가 크게 강화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이날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국제사회 감시와 제재 대상임을 분명히 강조한다. 관련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파병설과 관련해 “사실 확인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협력하고 있으며,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