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에 수험생들 집단 소송 추진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뉴스1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발생한 문제 유출 논란 관련 일부 수험생들은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집단소송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시험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논술 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할 계획이다.

 

16일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세대학교 논술 집단소송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학교 측이 의미 없는 해결책을 내놓음에 따라 자연계열 수리논술 재시험을 위한 집단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내용과 함께, 참여를 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가 포함됐다. 

 

집단소송을 주도하는 20대 A씨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수험생과 학부모가 약 6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실제 참여 인원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세대학교에 따르면, 올해 논술전형에는 자연계열에서 9,667명, 인문계열에서 6,649명이 응시했다. 

 

A씨는 “현재 (소송을 진행할) 변호사를 내부적으로 선정했고, 참여 인원들의 동의 과정을 통해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소송은 변호사 선임 후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연세대의 경우 수능 최저 기준도 없고 내신 반영도 되지 않아 ‘올인’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교 측이 이렇게 대응하면 학생들은 억울하게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소송을 추진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진행된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의 실수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 내용이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시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공유됐다. 이는 시험 당시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 관리 및 감독이 허술했음을 드러내는 지적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자연계열 논술시험 중 4-2번 문항에서 기호 'b'가 'a'로 잘못 표기되어, 학교 측이 시험 종료 30분 전에 이를 공지하고 시험 시간을 20분 연장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연세대는 사흘 만인 15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하며, 시험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밝혔다.

 

아울러 연세대는 논술 문제지 등을 불법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올린 수험생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은 신원이 특정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유출자 각각 1명을 비롯해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4명까지 총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는 온라인에 게재된 사진 속 문제지와 답안지 필기 내용 등을 토대로 유출자 2명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