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개인전 여는 하정우 “98%가 안 좋은 이야기 하더라”

배우 하정우. 학고재 갤러리 제공

 

미술 작가이기도한 배우 하정우가 개인전이 열리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나 신났고 그 시간만큼은 나를 위로해주는 시간이었죠”라고 인삿말을 했다.

 

하정우는 미술 전공이 아니지만, 연기 외에도 화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독특한 연예인 중 한 명이다.

 

그의 미술 여정은 20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그는 문구점에서 수채화 물감, 스케치북, 4B 연필을 구입하고 화집을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보며 기법을 익히고, 그들의 스타일을 따라 그리는 데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16일부터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가 올해 영화 촬영 일정이 없었던 시간을 활용해 ‘전력투구’하여 완성한 신작 35점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주로 그려왔던 주변 인물들 외에도 페르시아 카펫, 가면, 탈, 도자기와 같은 새로운 소재들이 눈에 띈다.

 

하정우, 무제, 2024, 캔버스에 혼합 재료, 193.9x259.1cm. 학고재 갤러리 제공.

 

2010년에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이번이 그의 14번째 개인전으로, 대형 갤러리인 학고재에서 열리는 만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술 작가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많은 가운데, 대형 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회장은 “그동안 하정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지켜봐 왔고, 우리 미술의 외연이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전시를 열게 됐다”며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전시장에서 “내 그림이 낯설고 서투르지만 진심과 마음을 담으면 분명히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작품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 그는 “배우로 활동하는 것도 선택받아 하는 것이라 이번에도 제가 운 좋게 선택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에 개인전을 처음 열고 15년간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죠. 안 좋은 이야기가 98% 정도 될 것 같은데, 그런데도 저는 할아버지가 됐을 때, 70대가 되면 제 그림을 다시 잘 봐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속 이 작업을 이어가고 깊이를 쌓아간다면 분명히 나중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정우의 개인전은 11월 1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