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당선’, 조희연 ‘환호’…전교조 “참교육 정신 혐오한 후보는 심판받았다”

전교조 서울지부, 17일 논평에서 “서울시민, 낡은 경쟁 교육 선택하지 않았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조희연 전 교육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체제의 진보 교육 생명력을 연장케 한 진보 진영 정근식 교육감 후보의 보궐선거 당선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7일 축하 논평을 냈다. 진보 진영은 조 전 교육감이 2014년 선거부터 3선에 성공한 후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논평에서 “서울시민들은 더 이상 낡은 경쟁 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시험 경쟁을 부활시키고 전교조의 참교육 정신을 혐오·폄훼한 후보는 종국의 심판을 받았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 생태전환조례를 폐지하고 해직교사에게 다시 씻지 못할 상처를 낸 국민의힘 서울시의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해 준엄한 민심ㄴ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부는 “역사 앞에서 당당하기 위한 교육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역사에서 희생과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살리는 교육”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혐오와 차별을 넘어 협력과 연대에 마음을 낼 줄 아는 민주시민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입시지옥과 문제풀이 경쟁 교육을 멈추고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혁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교육이라면서다. 계속해서 “당장 임기가 시작되는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은 흔들리면서도 배움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학생, 교사, 직원들을 묵묵히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지부는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 후보는 총 96만3876표를 얻어 득표율 50.24%를 기록, 총 88만1228표로 득표율 45.93%를 기록한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윤호상 후보는 7만3148표로 득표율 3.81%를 기록했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이었던 조 전 교육감의 최종 득표율 38.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 전 교육감은 2014년 초선에서는 39.08%, 2018년 재선에서는 46.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역대 교육감 선거 중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2012년 보궐선거 당시 보수 후보였던 문용린 후보(54.17%)가 유일하다.

 

유권자들은 조 후보가 내걸었던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지적된 취약점을 일부 보완·개선하는 방식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보수 진영의 표가 일부 분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는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기소된 조 전 교육감이 대법원의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판결로 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