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7일 “김건희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처럼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이번에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며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와 관련한 일들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게 반복되면서 우리 정부가 추진한 개혁들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이번에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의 무리한 정치공세도 있었지만 그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들도 있었다”며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재보궐 선거에서 텃밭 사수에 성공하자 기존 주장에 더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부산 금정, 인천 강화를 지켜낸 선거 결과와 관련해 “나라를 생각해서 너희에게 기회를 한번 줄 테니 ‘한 번 바꿔 보라’는 것”이라며 “저희가 용기와 헌신, 정교함으로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와 쇄신을 하면 (야당에) 헌정 파괴 빌미를 주는 것 아니냐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제가 앞장서서 정부·여당을 쇄신하고 변화시켜 야당의 헌정 파괴 시도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내주 초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할 말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승리 일성으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언급한 만큼 이를 면담 핵심 의제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 여사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정 쇄신’을 외쳤다. 그러한 전략이 선거에서 통했다고 판단하며 앞으로 주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재보궐 유세 지원 현장에서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9일 부산 금정),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과 관련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10일 인천 강화),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12일 부산 금정)며 윤 대통령 측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또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이 있다고 주장하며 ‘한남동 7인회’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를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여당 내 계파 간 갈등도 고조된 상태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한 대표 측근 그룹이야말로 ‘도곡동 7인회’라고 맞대응하며 “윤석열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야당도 안 꺼내는 김 여사 문제를 제일 아프게 꺼내는 사람이 한 대표다. 한 대표는 지금 이재명 대표의 ‘최애 정치인’”이라며 “(김 여사 문제를 띄우는 건) 잘 되면 내 덕, 안 되면 용산과 김 여사 탓으로 돌리기 위한 책임 회피성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친윤계 지적을 반박하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음 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민심을 강조하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적극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