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에 ‘주체 연호’ 나흘 전부터 삭제

북한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주체연호’를 나흘 전부터 미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노동신문 표지를 보면, 10월 13일자부터 주체연호가 표기되던 자리에 서기 표시만 적혀있고, 이 같은 현상은 17일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신믄 1면 발행 날짜와 호수를 적던 곳에 ‘주체113년’이라는 표기가 10월 12일자에는 적혀있지만, 10월 13일자부터는 사라진 모습.

주체연호란 김일성 주석의 생년인 1912년을 원년으로 연도를 표기하는 북한만의 방식이다.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은 1997년 주체연호사용규정을 발표하고 주체1년을 1912년으로,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태양절’이라는 민족 최대 명절로 규정했다. 새로 작성, 공포, 발급, 발행하는 모든 문건과 출판보도물, 건축물 등 연도를 표기하는 모든 대상에 주체연호를 적도록 하고, 주체연호 연도와 서기연도를 병기해 ‘주체86(1997).9.9’식으로 쓰도록 표기방법도 정했다.

 

최근까지도 노동신문은 주체113년(2024)로 병기해왔다. 헌법에 김일성을 시조로, 주체사상을 국가 통치이념으로 삼고 있는 북한에서 주체연호가 사라진 것은 파격이다. 주체연호와 태양절은 제정 취지가 같고 한 묶음이기 때문에 북한이 서서히 태양절 지우기에 나선 올해 초부터 예상될만한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체연호가 사라진 배경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질문에 “올해 사실상 태양절이라는 이름을 대체했고 김정은 독자 초상화가 나왔고 초상휘장도 나왔다”며 “노동신문에 주체연호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선대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우상화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거에 주체를 다 사용하지 않는 식이 아니라 아마 하나씩 바꿔 나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