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총 자산의 3%로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제한한 이른바 ‘삼성생명법’ 발의에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생 첫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다.
박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삼성전자 주식이 하락하는데 저는 샀다”며 “생애 첫 주식이고 저로서는 적지 않은 돈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 저격수’, ‘재벌 개혁론자’ 박용진이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고 하니 의아할 분들이 많겠지만, 삼성이라는 기업 집단이나 삼성전자라는 회사를 공격한 적은 없다”며 “국가전략산업을 이끄는 회사이자 국민 관심을 받는 삼성전자가 잘 해주기 바라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1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던 박 전 의원은 같은 당 이용우 의원과 함께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보유 한도를 총 자산의 3%로 제한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었다. 발의 직전 해인 2020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총 자산은 310조원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3%(9조3000억원)를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해서 ‘삼성생명법’으로도 불렸다.
삼성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개정안 통과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상당 부분을 처분해야 하는 것을 의미해서, 다른 계열사들을 통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있었다.
박 전 의원은 2021년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 7개월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났을 때도, 형량 등 조건을 갖춘 데 따른 가석방이 아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소위 ‘정치적 특혜’가 작용했다는 식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로 ‘삼성 저격수’ 별명이 붙은 박 전 의원이지만 삼성전자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여느 국민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는 “이제는 모두가 삼성의 위기를 말하고 삼성전자를 비판할 때, 오히려 삼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응원하려 한다”며 “생애 첫 주식거래로 삼성전자를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삼성전자가 다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 믿는다”며 인생 첫 주식 투자 성공을 박 전 의원은 자신했다. 나아가 “앞으로도 삼성전자 오너와 최고 경영진의 잘못된 반기업·반사회적 행태 감시와 비판은 이어가겠지만, 대한민국 기업 삼성전자의 승승장구를 삼성 주주·임직원과 한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