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작가 협업으로 새 예술 탄생”

‘모두예술극장’ 개관 1주년 간담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
“관객 증가… 장애예술 가능성 봐”
11~12월 ‘신체’ 주제 기획 공연

“서로 다른 몸 감각을 지닌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의 협업으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탄생할 수 있었어요.”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 극장 개관 1주년(24일)을 앞두고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누구보다 감회가 깊었다. 모두예술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이다. 장애인의 ‘이동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지어진 세계 유일의 공연장을 내세운다.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15일 모두예술극장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과 행정력 부족으로 장애인들은 그동안 예술적 전문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다”며 “저 또한 장애 예술가 당사자라서 한국에 모두예술극장과 같은 공간이 생긴 것에 자부심과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예술극장을 상징하는 ‘ㅁ’과 ‘ㄷ’은 각각 ‘사각지대’와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며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모두예술극장의 활동을 통해 장애 예술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공연장을 찾는 장애인 관람객 비율이 증가한 건 고무적이다. 지난해 6%에서 올해 8%로 증가했고, 내년에는 10%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비장애인 관객도 많아지면서 공연장 가동률 역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올 상반기 55.1%에서 하반기 91.6%로 늘었다. 오세형 모두예술극장 극장운영부장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 조사한 전국 공연장 가동률 50.2%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여러 차례 공연을 보러 오는 ‘애호가’ 관람객 그룹이 두터워지고, 최근에는 학생 관람객도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예술극장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11∼12월 ‘신체’를 주제로 총 6편의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

11월14∼16일 의수 등 보조장치 등을 통해 ‘증강된 신체’를 예술로 표현하는 ‘삶의 형태(들)’를 공연한다. 만성 질환으로 운동할 수 없는 전직 프로 복서와 전직 댄서가 무용수들의 도움을 받아 움직일 수 있는 몸으로 재창조되는 과정을 담았다. 21∼23일에는 50대 여성 무용수가 80대 노모와 함께 공연하는 ‘마/더스(M/OTHERS)’가 무대에 오른다. 신체의 얽힘을 통해 모녀 관계를 탐구하고 노화에 따른 관계 변화를 되짚는 내용이다.

골 형성 부전증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의 세계적 안무가 키아라 베르사니의 무대도 3차례 준비됐다. 또 단순 신체극 ‘젠틀 유니콘’이 29∼30일에 이어 12월에는 댄스공연 ‘덤불’(4일), 발레 ‘빈사의 백조’를 동기로 한 ‘애니멀’(6∼7일), 모두예술극장이 기획·제작한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20∼25일)이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