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100조원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며 예·적금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8월말 기준 100조9568억으로 집계됐다. 전달 99조9128억원에서 1조원 넘게 늘며 한 달 만에 다시 100조대를 회복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예·적금 이자를 적극 올리면서 수신잔액은 2022년 11월 121조3572억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 고금리 자금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손실 확대로 이자를 낮추면서 수신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이자 부담이 줄고 연체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축은행들이 다시 대출을 늘리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수신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평균 금리는 3.69%로 전월 3.67%보다 소폭 상승했다.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4% 이상을 제공하는 상품도 속속 등장했다.
반면 8월 말 저축은행 여신 말잔은 96조5929억원으로 전월(96조9415억원) 대비 3486억원(0.36%) 줄었다.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에서 19개월 연속 감소이며, 2021년 10월 95조5783억원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여신은 지난 5월(99조9515억원) 2년6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뒤, 4개월 연속 100조원을 하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상승하고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개선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자 저축은행들이 여신도 보수적으로 취급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지침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축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