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탱크 분야 경쟁력 탁월 페라리 등서 찾아와 시제품 확인 수소 저장에 생산시설까지 확보 2025년까지 신시장 선점 준비 계획
“하이리움산업은 액화수소 분야 1위 기업인 프랑스 에어리퀴드보다 훨씬 다양한 액화수소탱크를 만듭니다.”
지난달 10일 경기 평택시 하이리움산업에서 만난 김서영(사진) 대표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2014년 설립된 하이리움산업의 주력 제품은 액화수소를 보관하고 배출할 수 있는 ‘액화수소탱크’다. 액화수소탱크는 대규모 액화수소를 저장하는 용도인 ‘벌크 탱크’와 차량이나 드론 등 이동수단에 설치하는 ‘모빌리티 탱크’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이리움산업의 경쟁력은 특히 후자에서 나온다.
모빌리티 탱크의 경우 외부에서 주입된 액화 상태의 수소를 특정 수준의 기체로 변환해 배출할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경량성도 갖춰야 해 생산기술 난도가 높다. 김 대표는 “보온병을 생각하면 쉽다. 다만 물을 집어넣었는데 이게 수증기로 나와야 해 경량성, 보온성, 기능성 세 가지를 충족해야만 한다”며 “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우리 포함 전 세계 5곳 정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기업들이 하이리움산업의 시제품 샘플을 수입 중이며, 최근에는 슈퍼카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페라리 테일러 메이드가 회사를 찾기도 했다.
설립 10년 남짓 된 중소기업인 하이리움산업이 이처럼 글로벌 대기업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저력은 일평생을 공학에 매진한 김 대표에서 기인한다. 김 대표는 석사부터 박사 후 연구과정까지 열전달을 전공했고,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으로 20년간 액화수소를 연구했다.
김 대표가 안정적인 KIST를 나와 사업을 시작한 배경에는 공학자로서의 소신이 있다. 그는 “공학자라면 모름지기 책상물림이 아니라 실사구시를 추구해야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향후 수소 산업이 핵심 에너지 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한몫했다. 이미 에어버스는 액화수소 항공기 개발에 착수했고 프랑스는 공항 운영에 필요한 액화수소량을 검토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하이리움산업도 신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우선 내년까지 기존의 수소 충전소, 수소저장용 탱크, 수소 드론에 더해 수소 생산시설까지 확보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르면 올해 말까지 독일에 유럽 법인을 설립해 판로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인재 확보는 언제나 고민이다. 김 대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며, 이를 위해선 범재가 아닌 인재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