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TSMC ‘30년 동맹’ 균열 조짐

IT 매체 “블랙웰 결함 네 탓 공방” 보도
“엔비디아, 삼성과 게임 칩 협력 모색”
TSMC, 3분기 순익 13조… 전년비 54%↑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간 오랜 파트너십이 긴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TSMC는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며 약 30년간 엔비디아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이런 관계는 AI 열풍으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이 칩을 TSMC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생산하면서 더욱 긴밀해지는 듯했다.

 

엔비디아(왼쪽), TSMC. 연합뉴스

하지만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 등과 관련해 불화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랙웰은 애초 연내 본격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생산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에 대규모 출하가 수개월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두 기업은 이 결함의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시리즈 공개 후 테스트 과정에서 TSMC가 만든 테스트 제품에 결함을 발견하고 TSMC의 공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반면 TSMC는 엔비디아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디인포메이션은 “이 에피소드가 30년간 지속된 양사 관계의 작은 부분일 수 있다”면서도 “엔비디아는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보다 간단한 새로운 게임 칩을 제조하기 위해 한국의 삼성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엔비디아가 현재 삼성과 해당 칩 가격에 대해 협상 중이며, 같은 기술에 대해 TSMC가 생산하는 칩보다 20∼30% 더 저렴한 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TSMC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LSEG가 예상치로 제시한 3000억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뛰어넘는 실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