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미국인들, 트럼프의 가스라이팅에 지쳐…페이지 넘길때"

경합주 유세서 의회 폭동일을 '사랑의 날'로 칭한 트럼프 맹비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인은 그의 가스라이팅(특정인에 대한 정신적 지배와 조종)에 지쳤다"며 대선 경쟁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날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을 19일 앞둔 이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가진 유세에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발생일인 2021년 1월 6일을 "사랑의 날"이라고 부른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이듬해 1월 6일 '부정선거' 주장을 펴며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하는 상·하원의 당선 인증 절차를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연방 대법원이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한 데 대해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보라"며 유권자들에게 경각심을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미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공약한 소상공인 등 중산층 지원책을 재차 밝히고, 대기업들의 '바가지 가격'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억만장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잇달아 임명하면서 보수 절대 우위(6대3)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지난 2022년 폐기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집권하면 여성의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보장 관련 법안에 서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선거전 막판에 이르면서 두 후보는 경합주에서 자신의 '득표 이슈'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이민자 다수 유입에 대한 비판과, 화석 에너지원 대량 시추를 통한 '에너지 자립' 공약을,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 보장과 '트럼프 재집권시 민주주의 위기 도래' 주장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