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원사업에 내가 왜 왔을까,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창업에 대한 지원은 원래 없는 겁니다. 다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게 창업입니다. 2년 내에 거의 망한다는 창업에 나선 저나 여러분 모두 (사회에서 보면) ‘또라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만남이 반복되면 가물에 콩 나듯 인연이 생길 수 있고, 깨어 있는 사람은 10배 이상 거둬갈 것입니다. 그만큼 감사해야 할 엄청난 기회인 겁니다.” (유니콘 기업 ‘눔’ 창업자 정세주 대표)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W뉴욕타임스퀘어 회의실에 마련된 한인창업자연합(UKF·United Korean Founders)과 경기도의 22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선 가감 없는 대화가 오갔다.
뉴욕에서 헬스케어 분야 유니콘기업인 눔을 창업한 정 대표는 태평양을 건너온 후배 창업자들에게 매서운 현실을 전했다.
그는 서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인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와 의기투합해 미주지역 한인 스타트업 창업자 1500여명을 모아 UKF를 이끌고 있다.
경기도에서 건너온 업체 관계자들은 “해외진출을 원했지만 정부 주도의 일회성 행사에 한계를 느꼈다”거나 “경기도와 선배 창업가들이 이런 네트워킹 구축을 위해 노력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지원으로 투자 확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역진출한 한 창업가는 “경기도에서 반드시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UKF는 도내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도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투자설명회 등으로 투자 유치 등 경제적 도움도 줄 예정이다.
이날 협약은 ‘스타트업 천국’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정 대표와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김 지사는 “창업하고 창직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를 맛보는 것도 다 결실을 본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가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관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은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그동안 한인들은 다른 민족, 인종과 달리 네트워킹이 부족했다”며 “UKF는 함께 상생하고 성장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경과원 강성천 원장도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고 구현하는 게 경과원의 역할”이라며 “그래서 오늘 협약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