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에서도 산간 지역으로 꼽히는 영양군은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린다. 청정 자연을 갖고 있지만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4차선 도로가 없는 데다 철도와 고속도로를 갖추지 않아 교통 오지로 불린다. 최근 영양군은 교통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위한 주민 서명은 물론 결의대회까지 열고 뜻을 모으고 있다.
19일 영양군에 따르면 남북 9축 고속도로 조기 반영을 촉구하는 영양군민 총결의대회가 지난 15일 영양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다. 군민체육대회와 연계해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영양군민 1만5000여명 중 6000명 이상이 참가해 고속도로 건설을 촉구했다.
남북 9축 고속도로는 국토종합계획과 고속도로 건설계획 등 관련 국가계획에는 반영돼 있으나 ‘장래 추진’으로 분류돼 수십년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총연장 406㎞(강원 양구~부산) 중 1969년 경북 영천에서 부산까지 96.5㎞ 구간을 개통한 이후 309.5㎞가 잔여 구간으로 남아있다.
잔여 구간은 군을 포함한 10개 시군이 속해있다. 경북 영양·봉화·청송·영천과 강원도 양구·인제·홍천·평창·정선·영월이다.
이들 시군은 지난 6월 강원 정선에서 ‘남북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 정기총회’를 열고 ‘고속도로 만인소’ 청원을 정부에 제출할 것을 합의했다. 지역마다 1000명씩 모두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청원서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 중점사업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또한 경부~호남 고속도로 건설이 영·호남 지역 발전의 주역이 된 반면 남북9축 구간은 1991년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반영된 이래 30년 이상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백두대간 인접한 경북·강원 10개 시군은 낙후 또는 소멸위기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어 결단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지적했다.
군은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서울까지 1시간 이상 단축되고, 관광 활성화 등으로 소멸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자발적으로 고속도로 추진을 위한 홍보 현수막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도창 군수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말해 주듯 인구소멸 위기 극복과 미래 세대에 체념이 아닌 희망을 주는 일이라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누구든 만나서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