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비밀 풀릴까… ‘전자결정’이 뭐길래 주가도 ‘들썩’ [뉴스+]

고온 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 등 현대 물리학의 난제를 풀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전자결정’의 존재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증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고체 물질 속에서 전자가 액체와 고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전자결정 조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체물질 속 전자결정 조각을 형상화한 그림. 김근수 연세대 교수 제공

고체 물질 속에서 원자는 규칙적 배열을 이뤄 움직일 수 없지만,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는 흐름을 통해 전류를 만들어낸다. 

 

전자는 기체 분자처럼 자유롭게 존재하지만 규칙적인 배열을 만들어 전자결정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헝가리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의 이론이다.

 

이 전자결정을 만들 수 있다면 영하 24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물질인 고온 초전도체나 극저온에서 점성이 사라지는 초유체 같은 물질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다. 전자결정은 물리학계에서 수십년간 수많은 연구자가 연구해온 난제였다.

 

연구팀은 전자결정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강한 빛을 쪼이는 방사광가속기와 빛을 물체에 쪼이면 나오는 광전자의 정보를 분석하는 각분해광전자분광장치를 이용해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기체나 고체일 경우 규칙성이 관측되는 것과 달리 미세한 전자결정 조각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불규칙성을 에너지와 운동량 관계에서 관측하면서 전자결정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 조각의 크기는 1~2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만분의 1보다 작다.

 

고체 물질 속에서 전자가 액체와 고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전자결정의 존재를 입증한 김근수 연세대 교수(왼쪽)와 연구팀. 김 교수 제공

김 교수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전자의 규칙적 배열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이분법적으로 인식해왔다”면서 “이번 연구는 짦은 거리 배열만 존재하는 제3의 상태를 인식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초전도체를 찾을 때 새 물질을 만들어 특성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무엇이 초전도 임계 온도를 높일 수 있는지 찾으면 물질 설계 가능성이 열린다”며 “전자결정 개념으로 고온 초전도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임계 온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국내 연구팀이 현대 물리학의 난제를 풀 실마리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주가도 들썩였다. 특히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의 상승세가 매서웠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모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23.56% 급등했고, 서남(5.18%)과 씨씨에스(4.32%) 파워로직스(3.09%), 덕성(2.76%), 원익피앤이(2.68%), 신성델타테크(1.58%)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