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글로벌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속속 단행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우리 경제의 향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한은은 우리 경기가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한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우리 경제의 현 상황과 향후 흐름’을 통해 한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완만한 회복 기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올해 3월 이후 8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행지수는 경제 활동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주요 지표들의 움직임을 종합하여 산출된다. 동행지수는 현재의 경기가 어느 국면에 있는가를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주는 경제지표로 꼽힌다. 지난 8월 동행지수는 98.2로 기준치인 100 밑까지 떨어졌다.
한은은 “동행지수는 경제상황 전체보다는 내수 경기를 주로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라며 “동행지수는 7개 세부지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내수 상황은 직접 반영하고 있으나 수출 경기는 광공업생산이나 수입액을 통해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과 같이 수출 호조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그 영향이 여타 부문으로 원활히 파급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실제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은은 최근 경기상황은 GDP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GDP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경제는 지난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 성장률로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은은 “국내 GDP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1.0%에 그쳤지만 하반기 1.7%로 반등하고 금년 상반기에는 2.8%로 크게 높아졌다”라며 “성장 흐름도 회복세를 보이거니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2.8%의 성장률을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성적표라고 말하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 흐름을 재개함에 따라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생활물가 둔화와 임금 상승세 확대로 개선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도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수출은 그간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리스크 증대 등으로 지난 전망에 비해 불확실성은 높아졌다”라며 “향후 수출은 미국 대선 결과의 영향, 중동사태 전개양상, 중국 경기부양 효과,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 향방 등으로부터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달에 이어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평가를 유지했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11개월 연속 내수 부진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