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가벼워지면서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무실적 카드’가 관심을 받고 있다. 카드 결제에 따른 혜택을 받기 위해 한 달 수십만원의 실적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탈피할 수 있고, 맞춤 할인을 통해 필요할 때만 카드를 꺼내는 ‘짠테크’ 실행에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몇몇 인기 카드는 빨리 단종돼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다.
◆단순함에 끌린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무실적 카드는 가맹점에서 포인트 적립 또는 할인 혜택에 중점을 둔다.
◆맞춤 혜택 더하고 싶다면
무실적 카드면서 특정 혜택에 초점을 맞춘 상품도 눈에 띈다.
KB국민카드의 ‘쿠팡와우’는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쿠팡캐시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쿠팡 와우 회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쿠팡에서 결제 시 쿠팡캐시로 2%가 적립되고, 다른 가맹점에서는 0.2%가 캐시로 적립된다.
국민카드는 내년 10월15일까지 2%(월 2만원 한도)를 추가 적립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쿠팡 외 가맹점에서도 1%(월 1만2000원 한도)가 추가 적립된다. 롯데월드 종합 이용권, 1대 1 비대면 방식인 콴다 과외 서비스, 제주 중문 면세점 쿠폰 등도 제공된다. 연회비는 2만원이다.
삼성카드의 ‘아이디 심플’(iD SIMPLE)은 전월 실적 및 할인 한도 없이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의 0.7%를 할인해준다. 건별 10만원 이상 결제는 0.3%포인트 추가 적립된다.
이 카드는 나아가 쿠팡의 와우 멤버십, 컬리의 컬리멤버스,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에 가입해 정기 결제 시 50% 할인(월 최대 5000원) 혜택과 월 1회 영화관 3000원 할인 등을 제공하는데, 다만 이들 혜택은 월 30만원 결제 이상의 전월 실적이 필요하다. 연회비는 7000원이다.
NH농협카드의 ‘지금(zgm) 휴가중’은 여행에 특화된 무실적 카드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이 없어도 해외 이용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국내 이용액은 0.5% 적립 혜택이 있다. 항공권과 면세점 등에서는 0.5%포인트 추가 적립되는데, 한도는 월 1만포인트다. 호텔스닷컴을 이용할 때도 20%(월 4회)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여행자보험도 무료로 가입해준다. 연회비는 2만5000원이다.
하나카드의 대표적인 무실적 카드는 ‘원더카드 프리(FREE)’다. 실적 조건 없이 국내외 가맹점 0.7%, 간편결제 1.2% 할인 혜택이 있다. 월 5만원 한도에서 대형마트와 쿠팡, 베이커리 등에서 2%, 대중교통에서 3%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연회비는 1만2000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물가로 필요한 소비만 하고 싶은 고객 사이에서 무실적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며 “일부 카드사에서 혜택 좋은 무실적 카드의 단종도 이어졌지만 최근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조달 금리가 내려가면서 혜택을 키운 무실적 카드의 출시가 다시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