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실적·한도 상관없이 혜택”… 알뜰족 ‘카드 짠테크’에 딱! [마이머니]

고물가 시대 ‘무실적 카드’가 대세

현대 ‘제로 에디션 3’ 할인·적립 중 선택
BC ‘고트’ 국내 1.5%·해외 3% 적립 혜택
롯데 ‘로카 라이킷’ 디자인 MZ 취향 반영
NH농협 ‘지금 휴가중’은 여행상품에 특화
쿠팡 등 멤버십 정기 결제 시 추가 할인
인기 카드 빨리 단종돼 소비자들 불만도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가벼워지면서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무실적 카드’가 관심을 받고 있다. 카드 결제에 따른 혜택을 받기 위해 한 달 수십만원의 실적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탈피할 수 있고, 맞춤 할인을 통해 필요할 때만 카드를 꺼내는 ‘짠테크’ 실행에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몇몇 인기 카드는 빨리 단종돼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다.

◆단순함에 끌린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무실적 카드는 가맹점에서 포인트 적립 또는 할인 혜택에 중점을 둔다.



먼저 현대카드의 ‘제로 에디션(Zero Edition) 3’은 전월 실적과 한도 관계없이 국내외 가맹점에서 할인(0.8%) 또는 M포인트 적립(1.2%)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월 비슷한 혜택을 가진 ‘제로 에디션2’가 단종되면서 연회비는 1만5000원으로 5000원 올랐다.

현대카드는 지난 16일 이 카드의 한정판 플레이트를 공개했다. 빛에 따라 달라지는 청량한 색감의 ‘쿨 스펙트럼’, 따스한 색감의 ‘웜 스펙트럼’ 등 두가지 디자인이 출시됐는데 선착순 신청을 받고 있다.

BC카드의 ‘고트’(Greatest Of All Time)도 대표적인 무실적 카드다. 고트는 매순간 최대 혜택을 준다는 의미로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국내 가맹점에서 최대 1.5%, 해외 가맹점에서 최대 3.0%의 페이북 머니 적립 혜택이 있다. 연간 카드 사용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이미 적립된 페이북 머니의 10%가 추가 적립된다. 연회비는 국내 및 마스터카드는 1만2000원, 비자카드는 1만5000원이다.

BC카드에선 실적·한도 제한 없이 0.7% 할인 혜택으로 인기를 끌던 ‘시발(始發) 카드’가 지난달 단종된 바 있다.

롯데카드 ‘로카 라이킷’(LOCA LIKIT) 1·2도 실적과 관계없이 국내 외 모든 가맹점에서 1.2% 할인 혜택이 있다. 할인 한도가 없고 온라인 결제 시에는 1.5%로 할인율이 올라간다. 연회비는 1만원이다.

롯데카드는 로카 라이킷이 직관적인 혜택 덕분에 20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플레이트 디자인도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취향을 반영했다”며 “‘영’(YOUNG), ‘펀’(FUN), ‘라이크’(LIKE)를 콘셉트로 1950년 미국 뉴욕 맨해튼을 담은 일러스트로 표현했다”고 카드 외관을 설명했다.

우리카드가 지난 7월 내놓은 ‘카드의 정석 에브리 디스카운트’(EVERY DISCOUNT)도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0.8%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연회비는 1만2000원이다. 전작인 카드의 정석 에브리 원(EVERY 1)은 1% 할인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단종됐다.

신한카드 ‘심플 플러스’(Simple+)는 실적과 관계없이 0.7% 가맹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연회비는 1만원으로, 비슷한 혜택을 가졌지만 단종된 ‘딥 드림’(Deep Dream)에 비해 2000원 올랐다.

◆맞춤 혜택 더하고 싶다면

무실적 카드면서 특정 혜택에 초점을 맞춘 상품도 눈에 띈다.

KB국민카드의 ‘쿠팡와우’는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쿠팡캐시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쿠팡 와우 회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쿠팡에서 결제 시 쿠팡캐시로 2%가 적립되고, 다른 가맹점에서는 0.2%가 캐시로 적립된다.

국민카드는 내년 10월15일까지 2%(월 2만원 한도)를 추가 적립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쿠팡 외 가맹점에서도 1%(월 1만2000원 한도)가 추가 적립된다. 롯데월드 종합 이용권, 1대 1 비대면 방식인 콴다 과외 서비스, 제주 중문 면세점 쿠폰 등도 제공된다. 연회비는 2만원이다.

삼성카드의 ‘아이디 심플’(iD SIMPLE)은 전월 실적 및 할인 한도 없이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의 0.7%를 할인해준다. 건별 10만원 이상 결제는 0.3%포인트 추가 적립된다.

이 카드는 나아가 쿠팡의 와우 멤버십, 컬리의 컬리멤버스,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에 가입해 정기 결제 시 50% 할인(월 최대 5000원) 혜택과 월 1회 영화관 3000원 할인 등을 제공하는데, 다만 이들 혜택은 월 30만원 결제 이상의 전월 실적이 필요하다. 연회비는 7000원이다.

NH농협카드의 ‘지금(zgm) 휴가중’은 여행에 특화된 무실적 카드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이 없어도 해외 이용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국내 이용액은 0.5% 적립 혜택이 있다. 항공권과 면세점 등에서는 0.5%포인트 추가 적립되는데, 한도는 월 1만포인트다. 호텔스닷컴을 이용할 때도 20%(월 4회)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여행자보험도 무료로 가입해준다. 연회비는 2만5000원이다.

하나카드의 대표적인 무실적 카드는 ‘원더카드 프리(FREE)’다. 실적 조건 없이 국내외 가맹점 0.7%, 간편결제 1.2% 할인 혜택이 있다. 월 5만원 한도에서 대형마트와 쿠팡, 베이커리 등에서 2%, 대중교통에서 3%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연회비는 1만2000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물가로 필요한 소비만 하고 싶은 고객 사이에서 무실적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며 “일부 카드사에서 혜택 좋은 무실적 카드의 단종도 이어졌지만 최근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조달 금리가 내려가면서 혜택을 키운 무실적 카드의 출시가 다시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