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기능 상실 난치병' 특발성 폐섬유…치료제 개발 '속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폐 조직이 점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희귀질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셀루메드는 최근 췌장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RNA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서강대와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오 연구개발 기업 인스바이오팜과 함께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관련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셀루메드 바이오 연구소는 김현철 교수팀의 mRNA-LNP 제형 연구 등을 추진해 향후 RNA-LNP 기술 기반 특발성 폐섬유증 및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IPF)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이 상실되는 난치병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이다. 기존 치료제는 폐가 굳어지는 섬유화 진행의 속도를 늦추는 수준으로, 효능적 한계로 인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에 61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 2차 회의에서 임상 지속을 권고받았다. IDMC는 임상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 효능 등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이다. 다국가 임상시험이거나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신약에 대해 모니터링한다. 내년 초 예정된 3차 회의에서 임상 2상의 안전성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2025년 내 2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효능을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1상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임상 2상 중이다. 최근 4차 IDMC 회의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물질 'BBT-877'의 2상을 지속하도록 권고받았다. 이 약은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물질이다. 임상에 참여하는 129명 중 82명이 24주 투약 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4월 톱라인(주요 지표) 데이터를 도출할 계획이다.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물질 'IL1512'를 연구 중이다. IL1512는 케모카인 수용체 중 염증 유발 및 섬유화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CXCR7에 대해 선택성과 함께 작용제로서의 기전을 갖는 물질이다. 섬유화 및 염증 유발을 증폭하는 신호 전달상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CXCR7을 활용해 폐섬유증의 메커니즘을 조절하고 증상 개선하는 표적 치료제로 개발한다. GLP(비임상시험관리기준) 독성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으로 꼽히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환자의 폐기능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는 신약이 나올 수 있도록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