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시에 사는 주민들이 대남방송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밤마다 들려 오는 동물 울음 소리, 귀신 소리 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 18일 임진각 민방위대피소에서 '이동 시장실'을 열어 주민들과 만났다. 민통선 일대에 사는 통일촌·해마루촌·대성동 등에서 온 주민들이 함께 했다.
이 일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함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로 긴장의 수위가 높아진 상황이다. 주민들은 특히 대남 방송으로 인한 고통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28일쯤부터 고출력 스피커로 교체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소음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들어본 대남방송 중 소음 강도가 가장 세다며 “정신병 걸릴 수준”이라고 했다. 여우‧들개‧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 쇠뭉치를 긁는 소리, 귀신 소리 등 소름 끼치는 소리가 밤낮없이 들려온다고 했다.
70대 한 주민은 뉴스1에 “너무 고통스러우니 제발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전 대남방송은 사람 말소리였는데 이번엔 기괴한 소음으로 고문하는 수준”이라며 “정신병이 걸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경기도가 지난 16일 파주·연천·김포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면서 앞으로는 살포 행위자들에게 출입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에 불응할 경우 강제 퇴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금 파주시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생명과 안전이 모두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험구역 설정에 따라 확보하게 된 지자체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대북전단 살포행위 적발과 단속에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