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분기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목표인 ‘5% 안팎’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각종 부양책을 내놓은 중국 당국은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 만에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주택담보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5년물 LPR을 3.85%에서 3.6%로,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35%에서 3.1%로 각각 0.2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이렇게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7월 5년물 LPR을 3.95%에서 3.85%로, 1년물 LPR을 3.45%에서 3.35%로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한 뒤 지금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앞서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장은 지난 18일 열린 ‘2024 금융가 포럼’ 연설에서 일선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며 “21일 공표될 LPR 역시 0.2∼0.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판 행장은 당시 “9월27일에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고, 연말 전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봐서 시기를 택해 0.25∼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판 행장의 연설에 대해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희망을 높이고 있다”며 “정부가 경기 침체를 끊어내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최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앞두고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2조원)을 시중에 공급했고,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시중 은행에 단기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대출 금리도 0.2%포인트씩 인하했다.
이런 경기부양책은 어떻게든 5% 안팎이라는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로이터 예상 4.5%는 상회했지만 1분기(5.3%), 2분기(4.7%)를 하회했으며 이런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올해 4.8%의 성장률을 보이고 2025년에는 4.5%로 더 내려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우칭(吳淸)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주석은 지난 18일 금융가 포럼에서 “증감위의 업무를 감독하기 위한 시장, 금융 전문가, 학자, 언론의 목소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 주석은 증감위가 국내외 시장의 연결을 강화하고 더 많은 외국 기관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투자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