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를 하고 즐기는 축제 문화로 자리 잡은 핼러윈(사진)은 사실 ‘전야제(前夜祭)’다. 가톨릭에서 천국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축일인 ‘만성절(萬聖節·모든 성인 대축일·11월1일)’ 전날인 10월 마지막 밤에 죽은 영혼들이 되살아난다는 신비주의와 연관돼 있다. 이날 귀신들에게 육신을 뺏기지 않기 위해 유령이나 흡혈귀, 마녀 등의 복장을 한다.
핼러윈은 기원전 500년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 풍습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비롯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켈트족은 11월1일을 기준으로 1년을 겨울과 여름으로만 나누었는데, 한 해의 시작은 겨울부터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새해가 시작되는 첫 밤에 저승의 문이 열려 죽은 자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고 믿었다. 로마가 켈트족을 정복한 뒤 교황 보니파체 4세가 11월1일을 ‘만성절’로 정하면서 그 전날인 10월31일이 ‘만성절 전야제’가 됐다.
핼러윈이라 단어 ‘Halloween’도 만성절 전야라는 의미에서 비롯했다. 앵글로색슨어로 성인(saint)을 뜻하는 ‘핼러우(hallow)’에 ‘날(day)’을 붙여서 만성절을 ‘Hallow’s Day’라고 불렀는데, 여기에 ‘전야(eve)’를 더해 ‘Hallows Eve’가 됐다가 ‘핼러윈(Halloween)’으로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