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독대 요구’ 한달 만에 만나서 81분간 대화… 결과물은?

81분간 마주앉은 尹·韓, 결국 ‘빈손’ 회동

韓, 김여사 관련 3대 해법 요구
尹, 명확한 입장 없이 호응 안해
대통령실 “격의 없이 대화” 밝혀
韓측 사실상 입장차 확인 해석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마주 앉아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의 심각성과 인적쇄신,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직접 건의했지만, 윤 대통령이 명확히 긍정적으로 수긍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구체적인 성과없이 끝난 셈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한 대표는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별도의 독대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날 회동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면서 독대는 성사되지 않았다.

시작은 좋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오후 4시54분 시작돼 오후 6시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 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는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한 대표가)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대외활동 중단,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과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했다”고 했다.

 

또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는) 우리 정부의 개혁 정책,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란 점을 말했다”면서 “다만 개혁 추진의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 고물가, 고금리 등 민생 정책에 있어 당·정·대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 취임 이후 의정갈등 관련 이견이 노출되는 등 삐그덕거렸던 고위 당·정·대협의회가 다시 정상화돼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대통령실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당은 한 대표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만 간략히 브리핑했다. 당초 한 대표가 국회로 돌아와 직접 면담 결과를 설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한 대표는 직후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회동 이후 주변에 “할 말은 다 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자리에 배석하지 않은 박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뵙고 나온 한 대표에게 구술받은 내용”이라면서 대통령의 반응이나 공감대 여부, 분위기 등에는 함구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양측이 입장차만 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 주제 제한 없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며 “(아당의)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