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 우크라전 파병 사실이라면 러 절박감 커진 것”… 안보리에서도 규탄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이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회의가 열렸는데,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규탄이 잇따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 A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푸틴은 전장에 계속 군대를 보내려 하고 있고, 전장에서 약간의 성공이라도 거두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이란으로부터 드론과 드론 기술을 계속 들여오고,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공급받고, 이제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됐다는 보도까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이러한 (북한군 파병 관련) 보도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러시아로 가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며, 앞으로 며칠 내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는 푸틴의 절박감과 고립감이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그는 잠재적인 지상 작전에서의 보병 지원을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의 군대가 전장에서 엄청난 사상자를 계속 내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한 뒤 “현재 추정치는 하루에 1200명이 넘는다. 나는 이 모든 것이 푸틴이 세계 무대에서 점점 더 절박해지고,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 AP연합뉴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공식회의에서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 군사협력은 규탄받아야 하며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북한은 국제규범과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해왔지만, 북한의 군대 파견은 우리마저도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황 대사는 “아무리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절박하더라도 악명 높은 불량국가(북한)의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러시아)이 이런 도박을 하면서 전쟁 흐름을 바꾸려고 한 것이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사는 “우리는 이런 새로운 사태 발전에 대응하여 동맹국 및 우방국 등과 협력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최근 발족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등을 통해 (대북) 제재 위반도 계속 감시하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도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위험하고 매우 우려되는 발전이자 깊어진 북러 군사 관계를 시사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극적인 움직임이 주는 함의와 관련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정말 병력 문제로 북한에 의존하고 있다면 이는 크렘린궁이 절박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추진 발언에 대해 서방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아이들에게 겁을 줄 때 들먹이는 신령적 존재)으로 삼아 두려움을 팔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