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한 면담’ 맹탕 기류 속 “김건희 특검은 필연”

“영험한 주술사 있어도
특검 피할 수 없어”
11월 초 본회의에
특검법 상정 예고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보이자 윤 대통령이 민심을 역행하는 행보에 쐐기를 박았다고 보고 이를 지렛대 삼아 특검 공세를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2일 대통령실을 겨냥해 “여론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고 그 실체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런데도 김건희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주재한 당 회의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인)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인적 쇄신,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따위로 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오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김건희 특검은 필연”이라며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도, 제아무리 영험한 주술사를 데려와도 결코 특검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어제(21일) 윤석열·한동훈 회동이 딱 그랬다”며 “‘나라 구하기’보다 ‘건희 구하기’에 더 진심인 윤심(尹心·윤 대통령 마음)만 또다시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렇게 나라가 망해가는구나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두루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한 대표의 세 가지 요구를 깔아뭉개버린 대통령의 편리한 아집”이라고, 한 대표를 두고는 “(윤 대통령이) 브리핑 잘하라고 하니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집으로 가버린 무능과 결기 없는 태도”라고 혹평했다.

 

명태균.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와 짜고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는 데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13가지 의혹을 수사 범위에 넣은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11월 초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며 “또다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민주당이 민의와 민심을 받들어 장외투쟁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불기소처분한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검사장 탄핵 추진을 두고는 “(김건희 특검과) 나름의 순서를 나누긴 할 것이지만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김건희 특검법과 같은 시기에 탄핵소추안이 상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