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히말라야 국경서 군 병력 철수…긴장 완화하나

히말라야 산맥 국경 지대에서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중국이 군사 순찰에 관한 협정에 합의했다. 1960년대부터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른 양국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인도 외교부는 중국 정부와의 국경지대 경비병 배치 협정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017년 9월 5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폐막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 NDTV가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과 순찰에 대한 합의에 도달해 2020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히말라야 산맥 자락의 3488㎞에 이르는 국경을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갈등은 2020년 6월 급격히 악화했다. 당시 양국 군인들 사이에서 유혈 충돌까지 벌어졌는데, 라다크 지역의 갈완계곡 인근에서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과 4명의 중국 군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후 양국은 국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였다.

 

자이샨카르 장관의 이번 발언은 23일부터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도하는 신흥경제국 모임이다. 올해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란·이집트·에티오피아가 함께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양자 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공식 정상회담은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마지막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국의 긴장 완화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국이 국경을 따라 배치한 수만 명의 병력이 철수될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또한 이번 협정에 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