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000만명의 관중을 동원한 2024 KBO리그는 가을야구에서도 ‘최초’의 기록들이 잇따라 수립되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는 시작부터 비로 인한 초유의 상황이 발생해 승부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최초의 기록은 ‘마법사 군단’ KT로부터 시작됐다. 정규시즌을 SSG와 함께 공동 5위로 마친 KT는 사상 첫 5·6위 결정전을 치렀다. KT는 8회 멜 로하스 주니어의 극적인 역전 3점포로 4-3으로 승리하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기세가 오른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두산에 4-0, 1-0으로 2연속 영봉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팀은 1승 혹은 1무만 해도 승리하고, 5위팀은 무조건 2승을 거둬야 해 5위팀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래서 도입 후 5위팀이 이긴 사례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KT는 ‘마법’으로 0%의 확률을 깨는 데 성공했다.
역대 최다 출장 기록(2369경기)을 세우면서도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삼성의 ‘안방마님’ 강민호가 그토록 바랐던 한국시리즈에서는 지난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열린 1차전부터 역대 최초의 기록이 나왔다. 빛고을을 오후부터 적신 비가 심술을 부린 탓에 포스트시즌 최초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것이다. 1차전은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오락가락하는 비에 방수포를 덮었다 걷기를 반복한 끝에 예정보다 66분이나 늦은 오후 7시36분에야 플레이볼을 선언했다. KIA 제임스 네일과 삼성 원태인의 명품 투수전으로 치러지던 경기는 계속 내리던 비의 줄기가 강해지자 오후 9시24분 중단이 선언됐고, 결국 오후 10시9분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일각에서는 그리 빗줄기가 강하지 않았던 오후 6시30분에 예정대로 경기를 시작했다면 서스펜디드가 선언되는 상황은 나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이나 전국 각지에서 귀한 시간을 내서 응원팀의 승리를 보고 싶었던 KIA팬이나 삼성팬들에게 모두 찝찝함만을 남긴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