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내수가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한국에 도전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공급 재편 속 전기차 등에서 수혜를 입는 측면도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경제설명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중동·우크라이나 분쟁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유지할 목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설명회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및 프루덴셜, 모건스탠리, BBH 등 글로벌 자산운영사, 투자은행인 JP모건, 뉴욕 멜론은행 등이 참여했다. 기재부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참석자를 10여명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는 △한국경제의 현주소 △한국경제에 대한 질문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김재환 국제금융국장 발표로 시작됐다.
기재부는 특히 한국 경제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4가지 물음에 선제적으로 답변하며 투자자들의 의문점을 선제적으로 해소했다. 기재부는 먼저 성장과 관련해서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건전성과 관련해서는 2022년 이후 강달러 영향으로 일부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부분이 있지만 8000억달러를 상회하는 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 지난 6월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 등을 거론하며 현재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이므로 한국 경제에는 도전 요인이 될 수 있겠으나, 전기차·배터리 등 한국의 강점 분야에 있어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통해 긍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정부부채비율이 53.2%로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며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크게 하락하는 등 확고한 건전재정을 기반으로 경제 전반의 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 종료 이후 최 부총리는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 질문에 대해 직접 답했다. 최 부총리는 우선 한국이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한국 경제의 신인도와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노력을 인정해준 결과”라면서 “내년 3월에 전반적인 리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제도개선 사항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환·채권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 ‘주식시장의 제값받기’를 위한 밸류업(주식가치 제고) 지원방안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AI(인공지능) 혁신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 풍부한 정보통신기술(ICT) 등 우수한 AI 생산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한 만큼 대통령주재 ‘국가 AI 위원회’를 중심으로 AI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 이용이 불가피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충하는 동시에 원자력·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발전 비중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중 갈등에 대한 대응전략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견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주요 통상 이슈에 대한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중국과는 긴밀한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회의를 마치면서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이와 같은 ‘한강의 기적’을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