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파우치’ 박장범, KBS 사장 면접에…노조 “시청자 보기 부끄럽지 않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23일 SNS에서 “염치를 가지고 살자”
박장범 앵커, 박민 KBS 사장·김성진 방송뉴스 주간과 KBS 사장 후보에
올해 2월 尹 대담에서 ‘조그만 파우치’ 발언…23일 면접에서 ‘수입 사치품’ 언급 알려져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지난 2월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조그만 파우치’ 발언으로 야권의 집중폭격을 얻어맞은 박장범 KBS 앵커를 겨냥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23일 “9시 앵커로 시청자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며 다시금 날을 세웠다.

 

언론노조 KBS 본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이날 “제발 사람이 염치라는 것을 가지고 살자”며 이처럼 비판한 글이 올라왔다. KBS 사장 후보자인 박 앵커를 겨냥한 화살로 보인다. 노조는 같은 날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에서 박 앵커가 ‘수입 사치품을 왜 명품이라고 불러야 하나’,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내용의 미디어 비평지 기사를 공유했다.

 

노조는 “앵커를 사장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정권을 위해 일방적 찬양 멘트를 한다는 평가를 받으시는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해당 비평지 보도에 따르면 박민 KBS 사장 그리고 김성진 방송뉴스 주간과 함께 사장 후보자에 오른 박 앵커는 첫 번째 순서로 면접 심사에 나왔다. 그는 ‘인터뷰 대상자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히 용어를 선택하지 않았다’며 ‘외국어로 쓴 다음에는 한국어로 풀어서 쓰는데, 파우치는 ‘크기가 작은 가방’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언급 중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 표현으로 국민적 관심 사안의 고의 축소라는 비판을 받은 박장범 KBS 앵커가 2월8일 뉴스에서 “백과 파우치 모두 영어”라며 “뉴욕타임스 같은 외신들도 모두 파우치라고 표기한다”고 말했다. KBS ‘뉴스9’ 유튜브 영상 캡처

 

박 앵커는 대담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언급 중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 표현으로 국민적 관심 사안의 고의 축소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KBS ‘뉴스9’에서 그는 “백과 파우치 모두 영어”라며, “뉴욕타임스 같은 외신들도 모두 파우치라고 표기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기사 제목에 ‘Dior Pouch’가 들어간 뉴욕타임스 기사가 화면에 등장한 후, 박 앵커는 “한국에서 이 제품을 팔았던 매장 직원도 파우치라 말하고, 김건희 여사를 방문한 최씨도 파우치라고 표현한다”고 부각했다. 최씨는 김 여사를 찾아가 명품 가방을 건넨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를 말한다.

 

외신이 모두 파우치로 표현한다는 박 앵커 주장이지만, 전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영국 가디언은 ‘The first lady and the Dior bag: the scandal shaking up South Korean politics’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A ${esc.d}2,200 Dior Handbag Shake South Korea's Ruling Party’라는 제목 기사를 비슷한 시기 냈었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시기 BBS 라디오에서 박 앵커의 질문이 ‘몸 사리기’에 가까웠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2019년 5월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KBS 송현정 기자와 문재인 대통령 대담을 떠올리고 ‘기자 정신’이 없었다면서, 고 의원은 “참 비루하다”고 어이없어했다. 대통령 앞에서 단어 하나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앵커 모습에 KBS 조직원들이 자괴감을 느꼈을 거라며 “수신료를 내고 계신 국민들도 이게 공영방송이 맞나 생각했을 것 같아서 참 씁쓸했다”고 그는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