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현대무용을 본 뒤 ‘하나도 이해를 못 하겠다’며 씁쓸하게 공연장을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게 정말 질색이거든요. 제 공연은 그러지 않았으면 해서 관객이 즐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프랑스 출신의 안무가 겸 연출가 필리프 드쿠플레(63)는 대표작 ‘샤잠!’ 공연을 사흘 앞둔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드쿠플레는 무용을 기반으로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섞은 복합예술의 거장이다.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으로도 유명하다.
드쿠플레는 “25살이었던 무용수가 어느덧 52세가 돼 여전히 아름다운 춤을 추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무용수들이 다리를 들어 올리는 각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예전 기량의 95%를 지니고 있다”면서 “부족한 5%는 무용수들이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갖게 된 존재감과 충만함으로 채워진다”며 나이 든 무용수들로 인한 공연 완성도 저하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샤잠!’을 보려면 공연 시작 15분 전까지 공연장에 도착할 것을 권했다. 사전에 분위기를 띄우는 행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공연은 25∼27일,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