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인천공항 ‘메가 허브’의 이면

인천공항공사가 오는 12월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을 7년 만에 마무리한다. 현재 운용 중인 제2 여객터미널 양쪽에 각 750m 길이의 날개 모양(연면적 34만㎡) 공간이 추가된다. 축구장 48개 크기다. 완전체가 된 제2 여객터미널은 연간 52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다. 제1 여객터미널과 탑승동(5400만명)을 더하면 여객 수용량은 한 해 1억60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스탄불공항, 두바이공항에 이어 세계 3위 메가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한다.

몸집을 불리는 만큼 관리도 쉽지 않다. 보안과 청소 등 업무량이 증가할 것은 뻔하다. 이에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3곳의 산재 발생 건수가 40건으로 2020년 14건에 비해 2.86배나 늘었는데 더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시설과 여행객 안전 관리 업무가 대폭 증가하는데도 공항 운영 주체인 인천공항공사의 자회사 인력 충원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점에서 624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매출의 약 64%에 상당하는 4000억원을 연간 임대료로 내야 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임대료를 과도하게 받는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사업권을 따냈다가 비싼 임대료 탓에 2018년 공항 내 일부 매장을 철수하기까지 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경쟁을 두고서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우연이 아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온라인 면세점을 직접 운영하겠다며 뛰어들었다. 이른바 ‘스마트 면세 서비스’다. 공사 측은 해당 서비스가 도입되면 온라인 면세 쇼핑을 이용하는 여행객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면세점 등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면세점들은 자체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출혈 경쟁으로 하청업체와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며 전전긍긍한다. 공사가 통합 운영 사이트 하나 만들어 놓고는 상품 구매, 재고 관리, 고객 인도는 모두 면세점에 맡기고 수수료만 챙겨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메가 허브를 들먹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