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의 서막… 美증시 ‘검은 목요일’ [그해 오늘은]

최근 글로벌 경제에 ‘R(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며 역사 속 소환되는 날 있다. 바로 1929년 10월24일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하루 만에 주가가 11% 이상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검은 목요일’이라고 불린 날이다. 1930년대 세계를 고통으로 몰고간 대공황의 기폭제가 된 ‘월스트리트 대폭락’(Wall Street Crash·사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불과 50여일 전인 9월3일 미 증시 대표지수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381.17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그 누구도 이런 대규모 주가 폭락이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이후 부흥의 여파 속 경제에 잔뜩 낀 거품이 미 경제의 성장동력 상실로 인해 한꺼번에 터지고 만다. 이날 하루에만 종전 최고기록인 400만주 매도의 세 배가 넘는 1290만주의 주식이 팔려나가는 등 투자자들은 정신없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주가 폭락에 좌절해 무려 11명이 목숨을 끊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다우지수는 299.47까지 주저앉았다. 다우지수는 ‘검은 화요일’이라고 불리는 10월29일 또 한 번 폭락하며 230.07을 기록한 뒤 지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 3년 뒤인 1932년 7월8일 41.22까지 내려앉았다. 미 증시는 무려 20여 년 뒤인 1954년이 돼서야 대공황 직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