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김밥 세계인 각광… 가공식품, 쌀 소비 확대 핵심 대안” [2024 세계식량산업포럼]

주제발표·토론 주요 내용

1인가구·맞벌이 늘며 간편식 수요 증가
가공용 쌀 소비 쑥쑥 늘어 2023년 62만t
쌀가공 국내 시장규모 8조4000억 달해
한류 확산·건강식 선호 수출 확대 기회
가루쌀 육성해 수입밀 대체 기반 정비를
“쌀 가공식품 산업은 쌀 농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 확대를 위한 유일한 대안입니다. 소비 목적과 주체, 구매 패턴, 대상 등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 식품산업 원료로서 가공용 쌀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합니다.”

 

“우리쌀 드세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세계 농·수산업 기술상 시상식 30주년 기념 쌀 소비 촉진 캠페인 부스를 찾은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왼쪽 첫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쌀 상품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사장,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 이재문 기자

23일 세계일보와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2024 세계식량산업포럼’에서는 쌀 가공산업을 통한 소비 촉진 방안을 둘러싼 다채로운 논의가 전개됐다.

 

먼저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략기획실장은 주제발표에서 “가공용 쌀 소비량이 2020년 49만2000t에서 지난해 62만t으로 연평균 8%씩 증가하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노인 인구의 증가 등 사회구조의 변화로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지속해서 커지고 있어 가공식품 산업이 쌀 소비를 늘릴 핵심 방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 이후 연평균 2.3% 줄어든 반면 육류는 3.5% 늘었다. 같은 기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1.0%), 대만(-1.3%)보다 감소율이 높다.

 

갈수록 쌀을 덜 먹는 상황에서 쌀 가공산업은 소비 확대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쌀 가공산업 국내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9000억원에서 2019년 7조2000억원, 2021년 7조5000억원, 2022년 8조4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열띤 토론 23일 ‘2024 세계식량산업포럼’ 종합토론 중 좌장인 김인중 한국농수산대 교수(왼쪽 세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략기획실장, 김상효 농촌경제연구원 박사, 김 교수,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금준석 국제농산업개발원 전문위원. 이재문 기자

최 실장은 “지난해 가공식품에 들어간 쌀의 양이 62만t으로, 그나마 소비를 이끌고 있다”면서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 상위 품목은 떡볶이와 냉동김밥 등으로, 이런 간편식품이 K푸드 대표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쌀 가공산업 육성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2000년대 들어 쌀 공급 과잉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재배면적 감축정책을 세 차례 추진한 바 있다”며 “감축 효과는 있었지만, 그나마 작황 부진으로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등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신규 수요 창출·확대로 쌀 수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가공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루쌀을 중심으로 유망시장을 육성해 수입 밀·쌀 시장을 대체하고 신제품 개발과 제도 기반 정비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세계 농수산업 기술상 시상식 30주년 기념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찾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의원들이 참가 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주제 발표 후 마련된 종합토론에는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금준석 국제농산업개발원 전문위원이 참여해 깊이 있는 토의가 이어졌다.

 

임 사무총장은 “2022년 이후부터 가공전용 쌀 재배가 본격 시작되고, 쌀 가공식품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는 대책과 더불어 ‘천원의 아침밥’ 등 밥쌀 소비 활성화 대책이 주를 이뤄 시행되고 있다”며 “특히 쌀 가공산업 발전대책은 쌀 생산 농업인 역시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인에 대한 소득안정 대책도 함께 주문했다.

 

임 사무총장은 “농식품 가공제품 수출 호조가 농업현장과 농업인에게까지 그 혜택이 공유된다는 믿음이 기반이 되는 ‘쌀 가공식품 산업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세계 농수산업 기술상 시상식 30주년 기념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찾은 아이들이 참가 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쌀 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 전문위원은 “쌀 가공산업 확대를 위해 기술 발전이 필요한 부분은 연구개발(R&D)을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즉석밥, 냉동김밥, 냉동떡, 가루쌀 등 모두 지속적인 R&D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로, 앞으로 가공식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려면 R&D를 통해 다양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최 정책관은 “쌀 가공산업은 간편·건강식 선호 확산, 한류문화 확산에 따른 해외 소비자의 관심 증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경향 등 다양한 기회 요인에 힘입어 시장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농업인, 쌀 가공기업, 유통업계 등과 협력해 이러한 기회 요인을 활용해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