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떠나고 병원 폐업하자… 마을 주민들이 의사 섭외해 재개원

문을 닫은 시골마을 의원을 마을주민들이 의사를 섭외하고 마을공동 기금으로 병원을 재개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전남 영암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영암 금정면에 있는 ‘우리금정의원’에서 마을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 개원식을 갖고 진료를 시작했다.

이날 새로 간판을 바꿔단 우리금정의원은 올 5월까지 20년 가까이 금정면 마을 주민들을 돌보던 옛 금정연세의원이었다.

 

2000여명이 안된 금정면에 유일한 이 의원은 인구 감소와 건물 노후화, 의사의 타지역 전출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의원이 폐업 상태로 4개월가량 지속되자 이곳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진료를 받으려면 이웃 면으로 나가야 했고, 읍까지 가려면 택시를 불러야 하는 등 교통수단이 여의치 않았다.

 

주민들의 불편 호소가 지속되자 해법 마련에 나선 건 금정면문예체육진흥회였다. 진흥회는 주민사업 기금을 확대·적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자는 의견을 놓고 3차례에 걸쳐 회의까지 열었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 재산인 태양발전기금 5000만원으로 병원을 리모델링했지만 이번에는 높은 연봉 제시에도 의사를 섭외할 수 없었다. 수소문 끝에 최근 광주 한 병원에서 퇴임한 영암 출신의 의사가 화답하면서 이날부터 의원을 재개원 할 수 있었다.

 

김영택 금정면문예체육진흥회장은 “지역을 지키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흥회 회원들과 함께 의원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개원을 위해 행정에 도움을 준 금정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에게 특히 고맙다”고 말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의원 재개원 행사에서 “주민자치가 문을 닫은 지역 의원을 살리고 어르신 등 의료취약계층의 불편을 덜어준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을 만한 모범사례를 금정주민들이 만들어 낸 결과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