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중장기 전략으로 쇼핑몰 투자를 본격화한다.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수원점을 1호점으로 선보인 새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13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타임빌라스는 복합쇼핑몰로 시간을 의미하는 '타임'(Time)에 '별장'(Villas)을 결합한 이름에는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날 그랜드오픈(정식 오픈)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인천 송도와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전북 군산점과 광주 수완점, 동부산점, 경남 김해점 등 기존 6개점을 쇼핑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롯데몰로 운영하는 서울 은평점과 경기 수지점도 타임빌라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쇼핑몰이 계획대로 늘어나면 롯데백화점 사업별 포트폴리오(매출 구성비)도 달라진다. 백화점이 지난해 기준 75%에서 2030년 60%로 낮아지고, 쇼핑몰은 1%에서 30%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웃렛은 같은 기간 24%에서 10%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포트폴리오 변경을 통해 2030년에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정 대표는 "쇼핑몰은 국내 리테일(유통) 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백화점은 정체된 시장이 계속되는 반면 쇼핑몰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일본의 유통 동향에 비춰봤을 때 2030년까지 국내 백화점 매출은 매년 2% 성장하는 데 그치지만 쇼핑몰은 1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기존 고객은 쇼핑할 때 도움을 받고 싶어 했다면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의 79%는 스스로 판단해 소비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을 부담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변화된 쇼핑 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또 '고객 경험'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무언가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먹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쇼핑몰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 정 대표는 이번 쇼핑몰 투자 계획 배경에는 잠실 롯데월드몰과 해외사업인 베트남 하노이의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고 자신했다.
롯데월드몰은 연간 550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매출도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하노이 웨스트레이크도 1년간 1000만명이 방문했고 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신규 출점 및 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투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롯데가 돈이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백화점은 돈이 있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매년 만들어지는 수익을 계산해보면 그 범위 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행히 2028년까지 경쟁사의 경우에는 대형 쇼핑몰 오픈 계획이 현재 없다"며 "롯데에는 쇼핑몰을 확장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의 차별화 전략으로 '더 가까운 곳에', '더 다양한 것을', '더 품격 있게'라는 3가지를 내세웠다.
송도 국제 업무지구와 대구 수성 알파시트,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 등 10여년 전부터 확보해 온 대도시 인근의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하고, 롯데그룹의 호텔, 건설, 물산, 유니클로 등 계열사 콘텐츠를 연계해 '멀티 콤플렉스'(복합몰)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영국의 건축설계사무소 LDA 등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와 협업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쇼핑몰 이상의 복합문화단지로서 가능한 많은 영역의 콘텐츠를 보유하고자 한다"며 "(지난 8월 매장을 낸) 청담에서 월 매출 8억∼9억원을 내는 바샤커피도 커피보다는 선물 (카테고리)로 접근한 것으로 차별화된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션과 F&B(식음료),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여행&업무)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타임빌라스"라며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