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샤워 모습 보고 현관문 두드린 男…부모는 “창문 열려있으니 봤지”

검찰, 기소유예 처분…피해 여성, 불안 호소
이달 초 울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고무 장갑을 낀 A씨가 B씨의 집 현관문 앞에 서있는 모습. MBC 보도화면 갈무리

울산에서 옆 건물에 사는 이웃 여성의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다 현관문을 두드리며 위협한 2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오전 9시쯤 울산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20대 남성 A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 B씨 집에 찾아가 현관문을 30분가량 두드렸다.

 

B씨는 온라인을 통해 당시 피해 사실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당시 집에 혼자 있었는데,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진짜 문을 부수려 했다. 미친 듯이 두드리고 벨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30분 가까이 참고 있던 B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B씨가)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인근 건물 옥상에서 화장실 창문을 통해 B씨가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검찰은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고, 실제 강압적인 행동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다.

 

B씨는 A씨가 범행 당시 주택 안으로 몰래 들어와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었고, 초인종을 누른 후 인터폰에 얼굴이 안 나오게 쭈그려 앉는 모습 등을 보였다며 피해자 조사 한 차례 없이 사건을 마무리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 부모는 조사 과정에서 B씨에게 “사람이 눈이 있는데 창문이 열려 있어 샤워하는 게 보이면 당연히 눈길이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B씨는 “A씨는 2주 반 만에 조현병 치료가 끝났다고 한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